[사설]삼성전자, 포스트 스마트폰 준비하자

연결기준 매출 57조원, 영업이익 9조5000억원. 삼성전자가 밝힌 2013년 2분기 실적 잠정치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각각 7.81%와 8.20%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75%와 47.06% 늘어났다.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네 분기 연속 50조원대 매출 돌파 기록을 세웠다. 더할 나위 없는 실적이다.

기록적인 실적의 1등 공신은 역시 스마트폰 판매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성공이 삼성의 가장 큰 문제라는 분석도 있다. 영업이익 가운데 스마트폰이 거둬들인 이익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9조5000억원 가운데 4분의 3가량을 스마트폰을 판매해 기록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면 이익도 장담할 수 없다는 말이다.

최근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 비중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는 전망이 있었다. 스마트폰 비중이 절반을 넘었다는 것은 스마트폰 판매가 정점을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삼성의 가파른 성장을 이끈 스마트폰의 추동력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 스마트폰이 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최근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으로 순항한 반도체 부문의 공도 적지 않다.

삼성에 새 수익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자신문이 증권사 14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체의 53.8%가 삼성전자 IM사업부 주력제품인 갤럭시S4에 대해 `시장 기대치를 밑돈다`고 답했다. 또 상당수가 주목되는 새로운 비즈니스보다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에 투자해야 하고 직접투자보다는 인수합병(M&A)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답했다.

정보기술(IT) 시장의 변화속도는 상상 이상이다. 삼성전자 한 임원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내리막 앞에 서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한 것은 삼성전자 내부에도 위기의식이 깔려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스마트폰의 바통을 넘겨받을 `옥동자`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