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10조, 연 40조 시대 진입할까.`
1분기 실적 발표 당시 증권가에선 올해 삼성전자가 영업이익 40조원 돌파를 확신했다. 당장 2분기부터 분기 영업이익 10조원대 시대 개막을 내다봤다. 뚜껑을 열자, 상황은 바뀌었다. 26일 확정 실적 발표 결과, 영업이익은 매출 57조46000억원, 영업이익 9조5300억원이다. 앞으로의 전망도 흔들린다. 당초 10조원대 영업이익을 확신했던 3·4분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로선 증권가의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0조원 후반대가 많다. 다만 몇 가지 변수가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전개된다면 `분기 10조원` `연 40조원`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 4대 변수를 짚어봤다.
◇스마트폰 수익성 유지가 관건
2분기 경영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스마트폰 수익성(이윤) 질문이 이어졌다. 당초 시장 기대치를 밑돈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수익성 유지는 더 쉽지 않다. 삼성전자 측은 `안정적 운영` `수익성 유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 등의 답변으로 대신했다.
전문가들은 경쟁심화로 마케팅 축소가 힘든 상황임을 고려한다면 제품 원가 인하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본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수익성 유지의 핵심은 원가절감 여부”라며 “하반기 원가절감 정도에 따라 이익실현 정도에 차이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선 분기 기준 IM(IT·모바일)부문 부품 조달비용을 18조원 안팎으로 본다. 다행히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점유율 유지·확대를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는 원가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노트3 그리고 G2·모토X·5S 대결 흥미진진
삼성전자는 전통적으로 상반기 `S시리즈`, 하반기 `노트`로 시장을 이끌어 왔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9월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가전박람회(IFA)에서 갤럭시 노트3를 공개한다. 10월 시장 출시가 확실시된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다. 수익성과 직결된다. 삼성 내부적으로 노트3에 기대가 크다.
하지만 경쟁상대가 만만치 않다. LG전자의 야심작 G2가 다음 달 7일 북미 시장에서 첫선을 보인다. 구글과 모토로라가 손잡고 개발한 `모토X`도 다음 달 북미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도 뛰어든다. 다음 달 저가형 아이폰 출시설이 나오는 가운데 이르면 9월 아이폰5 후속작 아이폰5S를 내놓는다.
◇시스템LSI 회생 국면으로
부품(DS) 부문이 빠르게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시스템LSI사업은 여전히 변수다. 애플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물량을 TSMC로 이전하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갤럭시S4를 타깃으로 야심차게 개발한 엑시노스 옥타코어 AP와 1300만 화소 CMOS 이미지센서(CIS) 판매량도 부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새로운 엑시노스5 옥타코어 AP를 개발했고, 1300만 화소 CIS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시스템LSI사업부 반등을 모색하고 있다. 메모리 사업은 하반기 반도체 수급에 달려 있다. 현재 모바일 D램·낸드 플래시 등 대부분의 제품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른 상황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는 점은 하반기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3GB 용량 모바일 D램 생산을 시작했다. 3GB 모바일 D램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 경기 회복 변수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유럽 경기 회복 지연`이 수차례 언급됐다. 삼성전자에는 중요한 시장이다. 스마트폰·TV·디스플레이·가전 등 여러 사업부 실적과 연관된다. 하반기는 IT 제품의 계절적 성수기다. 경기가 뒷받침돼야 제대로 비즈니스를 한다. 고무적인 것은 2분기 유럽 경기 부진 속에서도 TV와 가전이 속한 CE부문 영업이익이 4300억원으로 1분기(2300억원)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성일경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상무는 “2분기 소폭 성장에 그쳤지만 신구모델 전환에 성공했고 프리미엄 리더십도 공고히 했다”며 “하반기 성수기에는 판매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표】삼성전자 최근 실적 추이 (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DS-디바이스솔루션, DP-디스플레이패널)
김준배·권건호·이형수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