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가 중국 우시 공장 화재라는 대형 악재를 딛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D램 출하량 감소 충격을 가격 상승이 상쇄해준 덕분이다. SK하이닉스는 이천 D램 공장 생산능력을 끌어올리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어 4분기 실적 방어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3분기 매출 4조840억원, 영업이익 1조164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늘었고,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분기 매출 4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29%를 넘어섰고, 순이익은 9580억원을 달성했다. 우시 공장 화재 복구에 20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반영됐다. 4분기에도 비용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3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5% 상승했으나, 중국 우시 공장 화재 영향으로 출하량이 2% 줄었다. 한동안 우시 공장 가동이 중단됨에 따라 D램 출하량 감소 영향은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출하량 감소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이천 D램 생산 공장 M10의 생산능력을 월 12만장(12인치 웨이퍼 기준)에서 연내에 15만~16만장으로 끌어올리는 초강수를 띄웠다. 보관 중이던 유휴 설비를 꺼내 최대한 활용하고, 청주 낸드 플래시 공장에서도 일부 설비를 반출해 이천 D램 라인에 전환 배치했다. 또 청주 M12 낸드플래시 공장에서 한시적으로 D램을 생산키로 했다. 4분기 낸드플래시의 생산량은 정상 수준 대비 25~30%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김준호 SK하이닉스 사장은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4분기 출하량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D램은 10% 초반대, 낸드플래시는 재고를 감안하면 15% 수준의 출하량 감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얼마 전 우시 공장 내 피해가 없는 생산라인의 조업을 일부 재개했다. 화재로 손실을 입은 라인은 공기 정화시설 및 클린룸 복구를 완료해 11월 안에 이전 수준의 생산능력을 회복한다는 목표다.
4분기 D램 시장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수요 증가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1월부터 신제품 콘솔 게임기도 잇따라 출시돼 그래픽 D램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보다 6% 감소했지만, 아이폰5S 등 신제품 출시로 출하량은 11% 늘었다. 낸드플래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확대와 새로운 스마트 기기 판매 상황에 따라 수요가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가 낸드플래시 장비를 D램 생산에 활용하고 있어 낸드플래시 시장 수급 상황은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