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16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한 64Gb(기가비트) 멀티레벨셀(MLC) 낸드 플래시 양산에 돌입했다고 20일 밝혔다.
16나노 64Gb MLC 낸드플래시 단일 칩으로는 최대 용량인 128Gb(16GB) 패키지 개발도 완료했다. 이 제품은 내년 초 양산할 계획이다.
통상 미세 공정이 심화될수록 메모리 셀 간 간섭 현상이 발생한다. SK하이닉스는 회로와 회로 사이에 절연 물질 대신 공기를 채운 에어 갭 기술을 적용해 16나노 미세공정 공정시 셀 간 간섭현상을 극복했다.

SK하이닉스는 D램 미세공정을 20나노 후반에서 20나노 초반대로 전환할 계획이다. 미세공정 전환으로 D램 생산능력을 늘리는 동시에 세계 시장 점유율도 다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트리플레벨셀(TLC) 및 3D 낸드 플래시 개발에도 집중해 제품 포트폴리오도 강화하고 있다.
김진웅 SK하이닉스 플래시테크 개발본부장(전무)은 “16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데 이어 128Gb MLC 제품 개발까지 완료했다”며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미세공정 전환에 집중하는 것은 무리한 기술 전환보다는 안정적인 기조로 회사 성장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박성욱 사장 등 경영진은 미세공정 기술만큼은 삼성전자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고 있다.
최근 중국 우시 공장 화재도 내년 사업 전략 수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생산 거점의 한 축인 우시 공장이 불안한 상태에서 3D 반도체 생산 등 급격한 변화를 모색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공장 화재 이후 이천 D램 공장 생산능력을 30% 끌어올렸다. 내년 초 이천 공장에 추가로 증설 투자를 단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이달 중 우시 공장을 정상화할 것으로 봤지만, 지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당분간 이천 D램 라인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생산능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미세공정 전환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추가 설비 투자 없이 내년 7~8% 수준의 비트 그로스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한 재무적 타격은 적지만, 시장 점유율을 어느 정도 방어하지 않으면 향후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 당장 수익 측면에서도 D램은 매력적이다. 공급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서 D램 가격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로 직접적인 손상을 입지 않은 장비도 생산라인에 다시 쓰려면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며 “우시 공장 정상화가 생각보다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