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 우시공장 화재로 4분기 D램 출하량이 줄었지만 가격이 큰폭으로 오르면서 실적 하락 충격을 상쇄했다. 최근 우시 공장 정상 가동으로 D램 출하량도 회복되고 있어 올해 실적 목표 달성에 파란불이 켜졌다.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지난해 매출 14조1651억원, 영업이익 3조3798억원을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39.4% 늘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큰 폭으로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은 각각 24%, 20%에 이른다.
우시 공장 화재라는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 실적을 견인한 것은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다. 지난해 D램뿐 아니라 낸드 플래시·CMOS 이미지센서(CIS) 등 대부분의 제품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전 분기보다 줄었다. 지난 4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3조3677억원, 영업이익 78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17.5%, 영업이익은 32.6% 줄었다. 그러나 전년 대비로는 각각 매출 23.9%, 영업이익은 13배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률은 23%로 3분기 연속 20%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해 4분기 D램 생산량은 전 분기보다 13% 줄었다. 낸드플래시도 14% 감소했다. D램 출하 감소 충격을 줄이기 위해 낸드 플래시 생산에 쓰이는 일부 장비를 D램 라인으로 이전 설치한 탓이다. 공급 감소 우려로 D램 평균 판매가격은 1% 올랐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로 평균 판매가격이 5% 하락했다.
올해 SK하이닉스의 실적 변수는 D램이다. 올해 들어 D램 고정 거래가격은 2.9%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현물 가격과 차이가 커 중국 춘절까지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우시 공장 정상화로 D램 가격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PC업체들이 D램 재고를 상당 부분 소진했을 것”으로 추정하며 “2월부터 PC업체 재고 수요가 살아나면 D램 가격 하락 속도가 완만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모바일과 서버 시장 공략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조만간 20나노 중반급 D램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고, 서버용 DDR4 D램도 출시한다. 실리콘관통전극(TSV) 등 차세대 공정을 적용한 하이밴드위스메모리(HBM) D램도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16나노 공정을 낸드 플래시에 본격 도입하고, 컨트롤러 설계 기술을 확보해 융·복합 제품 라인업을 강화한다. 3차원 수직구조 3D 낸드 개발을 완료하고 연내 양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큰폭의 흑자를 거둬 재무 안정성이 좋아진 만큼 차세대 반도체 기술 및 공정 확보에 더욱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