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시장 20년 만에 모바일게임이 온라인게임 주도의 판을 뒤흔들어 놓았다. 강력한 고정 팬층을 보유한 일부 온라인게임을 제외하면 대다수 온라인게임 매출이 하락했지만 `쿠키런` `애니팡` `모두의 마블` `몬스터 길들이기` `포코팡` 등 대중을 휘어잡은 모바일게임들이 잇따라 시장에서 성공하며 한국 게임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장식했다. 관련기사 5면
13일 국내 주요 게임업체의 2013년 실적을 종합한 결과 `리니지`와 일부 신작 온라인게임을 제외하고 대다수 온라인게임 실적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모바일게임은 `몬스터 길들이기` `포코팡` `쿠키런` `윈드러너` 등 히트작들이 선전하면서 관련 기업들 실적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콘솔, PC온라인에 이어 모바일게임이 틈새시장이 아닌 주력 시장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모양새다.
간판기업 엔씨소프트는 `리니지`가 최대 실적을 갱신하고 `블레이드 앤 소울`의 중국 매출이 발생한 데 힘입어 7566억원 매출과 2052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해 전년 대비 각각 0.42%, 35.69% 성장했다. 반면에 주력작인 `아이온`과 `리니지2`는 전년 대비 두 자릿수로 하락했다.
NHN엔터테인먼트, CJ E&M 넷마블,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게임 사업에 집중 투자한 효과를 톡톡히 거뒀다. 특히 넷마블은 지난해 모바일게임에서만 3000억원 이상 매출을 거둬 게임사업 총 매출의 4분의 3을 모바일에서 확보했다. 앱애니 조사 결과 2013년 매출 기준으로 한국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1위, 세계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7위에 올랐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앱 애니 기준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한국 모바일게임 퍼블리셔 2위에 올랐다. 4분기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간 2274억원 매출을 올리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전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온라인게임 `미르의전설2`와 `미르의전설3` 매출이 줄고 있지만 올해 `창천2` 중국 서비스와 `로스트사가` 북미·유럽 서비스를 시작해 부족했던 온라인게임 신작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사간 경쟁도 치열했다. 국가대표급 모바일게임업체 게임빌과 컴투스가 지난해 각각 800억원대 매출을 확보한 반면에 `쿠키런` 하나로 대박을 터뜨린 데브시스터즈는 617억원 매출을 거둬 이들을 바짝 추격했다. 선데이토즈 역시 지난해 `애니팡`과 `애니팡 사천성`에 이어 올해 `애니팡2`로 1000억원 매출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게임빌과 컴투스 역시 올해 각각 1200억원과 1100억원 매출을 목표한 것을 감안하면 모바일게임 개발사 간의 순위 경쟁에 관심이 쏠린다.
초기 모바일게임시장을 연 인기작들의 후속작이 전작의 성공을 계속 이을지도 관심거리다. `애니팡2`가 출시 한 달이 채 안 된 지난 11일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23주째 1위를 지켜온 `몬스터 길들이기`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이 큰 화제가 됐다. 우리나라 스마트폰게임 시장을 연 애니팡에 이은 속편의 흥행 릴레이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의 `윈드러너` 후속작 `윈드러너2`도 1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전작이 한국과 일본에서 큰 흥행몰이에 성공한 만큼 후속작이 성공가도를 이을지 관심이 모인다.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커피` 후속작 `아이러브파스타`도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소셜네트워크게임(SNG)으로 다소 시들해진 한국시장 인기에 다시 불을 지필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영웅의 군단` `아크스피어` 등 대작 모바일게임들도 출시를 앞두고 있어 고품질 미드코어 모바일게임의 한판 승부도 연초 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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