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 플래시,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성적 가른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경쟁력의 관건으로 떠올랐다. 컨트롤러·캐싱 솔루션 등 낸드 플래시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컨트롤러 기술 보유 여부에 따라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샌디스크와 도시바다.

샌디스크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대비 12% 늘어난 17억28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억3800만달러(주당 1.45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7.9%나 늘렸다. 반면 시장 2위인 일본 도시바는 같은 시기 낸드플래시 매출이 14.9% 감소했다. 시장점유율 또한 전 분기에 비해 3.1% 포인트 줄어든 25.0%로 내려앉았다. 이들 두 회사는 합작을 통해 낸드 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실적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도시바의 고객사 수요가 부진한 탓도 있지만,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력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났다고 지적한다. 호실적을 기록한 샌디스크는 SSD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컨트롤러와 관련한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도시바는 이 분야 기술력이 부족하다. 반도체 업계 한 전문가는 “도시바 컨트롤러가 포함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탑재한 애플 맥북에어가 성능 문제로 전량 리콜 조치 당한 사례는 이를 방증한다”며 “이 때문에 도시바는 SSD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낸드 플래시 매출을 높이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컨트롤러가 없는 낸드플래시 단품 가격은 최근 2년간 40% 가까이 떨어지는 등 하락세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들은 컨트롤러·메모리 캐싱 솔루션과 같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낸드 플래시 시장 1위 삼성전자는 SSD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12년 말 미국 기업 엔벨로를 인수한 후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전년 대비 3.5%포인트 증가한 25.2%의 시장점유율로 2위 인텔과의 격차를 벌렸다. SK하이닉스도 2012년 미국 컨트롤러 업체 LAMD를 인수한 후, 지난해 자체 컨트롤러를 탑재한 SSD 제품을 내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칩 자체보다 메모리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더 중요해졌다”며 “올해 메모리 시장 구도는 소프트웨어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샌디스크 실적(자료:샌디스크) >


샌디스크 실적(자료:샌디스크)

<도시바 낸드 플래시 사업 실적(자료:D램익스체인지)>


도시바 낸드 플래시 사업 실적(자료:D램익스체인지)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