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버드 체험전’ 손해 둘러싸고 방송사-중소기업 법정 대립

글로벌 인기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를 소재로 지난 2012년 12월 열린 ‘앵그리버드 체험전’이 지상파 방송사 계열사와 중소기업 간 법정 싸움으로 번졌다. 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3년 2월까지 경기도 킨텍스에서 열린 ‘앵그리버드 체험전’ 손해 보전을 놓고 중소기업 픽스코리아가 MBC플러스미디어를 상대로 하도급 시행대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앵그리버드 체험전은 인기 모바일게임 앵그리버드를 소재로 한 오프라인 체험전이다. 픽스코리아, MBC플러스미디어, 앵그리버드 한국 라이선스 공급업체인 선우엔터테인먼트가 사업을 진행했다. 픽스코리아는 하도급 업체로서 행사를 이끌었을 뿐 실질적인 행사 주최자는 MBC플러스라고 주장했다. 반면 MBC플러스는 픽스코리아가 투자사로 참여했기 때문에 손해 감수는 당연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픽스코리아 측은 “행사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MBC플러스가 유치하고 픽스코리아는 시행 기획안을 준비하고 하도급 업체로 참여하는 것이 당초 계약이었다”며 “하지만 사업 준비 6개월 만에 외부 투자유치가 불가능해졌다고 입장을 바꿨기에 픽스코리아가 사업진행 자금을 대고 추후 원금을 반환해 달라고 제안했고 이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픽스코리아는 총 16억원을 사업에 투입했고 이 중 8억9000만원을 돌려받았다. MBC플러스는 픽스코리아가 투자사이기에 손해를 감수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잔금 7억1000만원을 반환하지 않고 있다. 픽스코리아에 따르면 MBC플러스는 2억원을 투자하고 250여만원 손해에 그쳤다.

책임 소재가 가려지지 않은 채 1년 간 문제가 지속되자 관련 업체들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행사 인테리어를 맡은 아트컴과 앵그리버드 캐릭터 제조·유통사인 스튜디오이야기는 파산했다. 제품 보관을 위한 창고공간을 대여해준 열린정보장애인협회도 비용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소송을 제기한 픽스코리아 역시 어려움에 빠졌다.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한 MBC플러스와 달리 픽스코리아는 비용 문제로 최인호 대표가 혼자 재판장에 섰다.

MBC플러스 측은 “모든 시행비용을 반환·보전하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없다”며 “픽스코리아는 예상과 달리 손해가 발생하자 MBC플러스가 강압적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횡포를 부린다는 등의 주장으로 감정에 호소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