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잉크젯 프린터로 일반 종이에 인쇄해 종이칩을 만드는 기술이 개발됐다. 쉽게 바이오센서 칩을 만들 수 있어 아프리카 등 저개발 국가에서 병원균이나 오염물질 등을 탐지할 수 있는 적정기술로 활용이 기대된다.
서강대 신관우 교수와 충남대 권오선 교수, 한국원자력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전기로 구동하는 능동형 종이칩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도성 잉크를 이용해 혈액 같은 미량의 물방울을 종이 위에서 전기로 구동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물방울의 이동시간과 이동방향 및 반응시간 등을 제어한 종이칩을 시연했다.
전도성 잉크는 가정용 프린터에서 사용할 수 있어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발된 종이칩은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검출 등을 위한 센서에 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전도성 잉크를 이용해 다양한 종이 위에 액체의 이동과 혼합, 화학반응 등이 이뤄질 수 있는 유체칩을 인쇄했다. 전자칩을 제작하기 위한 반도체 공정과 같은 청정실의 정밀한 공정 없이도 일반 종이 위에 전기로 유체를 구동할 수 있는 장치를 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바이오센서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모두 종이 위에 구현해, 경제성, 원격 생산, 현지 생산, 손쉬운 구동, 종이의 손쉬운 폐기 등 환경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논문 성과와 함께 국내외 특허출원이 완료됐으며 파생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활용가능성, 병원균 탐지 센서, 1회용 분석 기기, 전기구동 디바이스 분야에 순차적으로 특허를 출원하고 있다. 또 액체렌즈나, 디스플레이, 메모리 등도 종이를 기반으로 한 기구에 활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손쉽게 칩을 만들 수 있어 멸균된 시약, 전문가용 의료기기 및 전문 의료 인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저개발국가에서 긴급한 상황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관우 교수는 “아프리카 등 난치병이나 풍토병 검진에 활용하는 선진 적정기술에 경쟁할 한국에서 개발된 적정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방사선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신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지난 16일자 내부표지 논문에 선정돼 발표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