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SK그룹에 합류한 임형규 부회장이 삼성전자 출신 임원을 영입하며 미래 반도체 사업 먹거리 발굴을 위한 진용을 갖춰나가고 있다. 현재 3% 수준에 머물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사업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임 부회장이 담당하는 SK수펙스추구협의회 ICT 기술성장 총괄 조직은 최근 민정기 전 삼성전자 상무를 영입했다.
민 전 상무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에서 사업기획그룹장, 파운드리사업개발팀장, 파운드리사업팀 담당 임원 등을 역임하는 등 삼성 내에서도 비메모리 분야에 정통한 인물이다. 민 전 상무는 ICT 기술성장 총괄의 반도체 부문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영입됐다.
ICT 기술성장 총괄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SK텔레콤, SK C&C 등 SK그룹 관계사간 ICT 부문 성장전략을 구상하는 곳이다. 임 부회장이 SK에 합류하기 전 삼성전자에서 메모리개발본부장,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반도체 분야 핵심 임원으로 활약한 터라 주로 SK하이닉스 미래 반도체 전략 수립에 관여할 것으로 점쳐졌다. 임 부회장은 지난달 SK하이닉스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회사와의 연결 고리도 강화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두 분기 만에 영업이익 1조원을 회복하며 건재를 증명했지만 메모리사업, 그 가운데서도 D램 비중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 취약점이다. 회사의 1분기 제품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D램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낸드 플래시 매출은 17%며 나머지 기타 매출은 3%에 불과하다.
SK하이닉스는 최근 3%에 해당하는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사업 전략을 수립 중이다. 올 초 임 부회장에 이어 영입된 서광벽 미래기술전략총괄 사장이 맡고 있다. 현재 전력반도체를 포함한 다양한 아이템을 바탕으로 중장기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부회장이 이끄는 ICT 기술성장 총괄도 이와 연계해 SK하이닉스 시스템반도체 전략 수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삼성에서 비메모리 사업을 주로 맡았던 민 전 상무 영입도 이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
임 부회장을 비롯해 서광벽 사장, 최근의 민 전 상무까지 삼성전자 반도체 출신 임원이 잇따라 합류한 것도 눈에 띈다. 서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시스템LSI 사업부 부사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 영입된 오세용 제조·기술부문 사장까지 감안하면 SK그룹 반도체 사업의 여러 주요 보직을 삼성전자 출신이 맡고 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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