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의 신용정보 유출과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 처리가 불발됐다. 신용정보 유출에 따른 손해액 추정 방법을 놓고 여야가 막판 합의에 실패하면서 다음 국회로 법안 통과를 미루게 됐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고 전날 법안심사소위가 통과시킨 전자금융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등은 의결했지만 신용정보보호법은 통과시키지 못했다.
소위를 통과한 법안이 금융회사의 손해액 입증 책임을 제대로 의무화하지 못하고, 집단소송제도 제외됐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따라 논의를 거듭했지만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은 “소비자피해 구제가 미흡하기 때문에 신용정보보호법 처리에 반대한다”며 “신용정보보호법의 주요 내용은 입증 책임 전환, 징벌적 손해배상, 집단소송 도입인데 정부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징벌적 손해배상만 빼고는 모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신용정보보호법은 6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키로 했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4월 임시국회에 부과된 가장 중요한 과제였는데 끝내 통과시키지 못해 송구하다”며 “6월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협의해서 신용정보보호법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은 개인 신용정보가 유출돼 피해를 봤을 경우 피해자가 피해액의 최대 3배까지 금융회사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한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이다.
정무위는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등 카드사 정보 유출 방지 법안은 처리했다. 또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를 통합시키는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안과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전체회의 문턱을 넘었다.
이날 정무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