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ASML코리아 사장 "2016년 EUV 양산장비 공급 거뜬"

ASML이 오는 2016년 차세대 반도체 공정에서 극자외선(EUV) 장비로 칩을 양산하는데 자신감을 보였다. 기존 노광 공정을 여러 번 반복하는 멀티패터닝, 쿼드러플패터닝 기술보다 EUV 장비를 도입하는 게 경제성과 수율 측면에서 더 경쟁력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김영선 ASML코리아 사장.
김영선 ASML코리아 사장.

김영선 ASML코리아 사장은 26일 서울 노보텔호텔에서 간담회를 열고 오는 2016년 EUV 장비로 차질없이 반도체를 양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선 시스템반도체에 적용하고 안정화를 위한 일정 기간을 거치면 낸드플래시와 D램 양산 라인으로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ASML은 세계 노광장비 1위 기업이다. 일본 니콘과 경쟁하지만 기술 간극이 크고 10나노급 이하 미세공정을 위한 EUV 기술은 ASML이 훨씬 우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한 EUV 장비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 인텔, TSMC가 ASML 지분을 사고 별도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EUV 장비 개발 속도가 더뎌지면서 기존 이머전불화아르곤(ArF) 노광 장비로 노광공정을 여러 번 거치는 더블패터닝기술(DPT), 쿼드러플패터닝기술(QPT)을 우선 사용하고 있다. 이미 최신 낸드플래시 라인에서는 쿼드러플패터닝 기술을 사용해 미세 공정을 구현했다.

김영선 사장은 “기존 노광장비 기준으로 20나노에서 7나노로 미세화하면 공정 과정이 4배 이상 늘어난다”며 “회로 선폭은 3분의 1로 줄지만 공정이 늘어나는 만큼 비용이 늘고 장비가 차지하는 공간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노광 장비도 필요하지만 식각, 증착, 세정 등의 장비도 들여와야 하기 때문이다.

ASML은 EUV 장비가 경제성과 공간 절약 문제, 정확도 측면에서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EUV 장비는 10나노에서도 20나노 수준의 공정만 거치면 되므로 경제성 문제에서 단연 앞선다”며 “노광 공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특히 D램 양산 라인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ASML은 2016년 기준으로 EUV가 노광 공정을 3번 반복하는 기술보다 더 저렴해질 것으로 본다”며 “특수 분야의 더블패터닝 공정도 EUV가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 설비에 적극적으로 투자함에 따라 내년 ASML의 최대 수혜 지역은 한국이 될 전망이다. ASML코리아는 한국서 새로운 부품 협력사를 확보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속도를 낼 계획이다.

김 사장은 “세계적으로 우수한 부품 협력사를 찾아 전략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부품 협력사를 발굴하려 한다”고 말했다. 또 “향후 EUV 장비 공급을 대비해 관련 인재를 미리 채용해 교육할 것”이라며 “본사에서 일정 기간 파견 근무를 하는 등 전문인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