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업계 1위 삼성을 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이 발빠르다. 마이크론·인텔이 32층 3D 낸드를 공개한 데 이어 도시바·샌디스크 연합도 내년 48층 3D 낸드를 정식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인텔과 협업해 만든 32층 3D 낸드 샘플을 출하했다고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전했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군은 256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버전과 384Gb 트리플레벨셀(TLC)버전으로, 각각 32단으로 메모리 셀을 수직으로 쌓았다.
이는 껌 정도 크기 SSD 기준으로 3.5TB 이상을, 업계 표준인 2.5인치 SATA SSD로는 10TB 이상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2.5인치 SATA SSD의 현재 최대 용량은 4TB다. TLC 제품은 특히 데이터 센터 스토리지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256Gb MLC 버전 샘플은 출하됐고 384Gb TLC 제품은 상반기 내 샘플링 작업에 들어간다.
브라이언 셜리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부사장은 “우리의 SSD 기술은 고집적·고성능·고효율의 특성을 지녀 현존하는 기술 중 최고”라며 “시장의 판도를 송두리째 바꿀 것”이라고 자신했다.
낸드플래시 업계 1위인 삼성전자와 달리 기존 플로팅 게이트(Floating gate)를 활용, 원가 경쟁력과 안전성을 확보했다. 플로팅 게이트는 낸드플래시 셀(Cell) 안에 전하를 저장하는 공간으로, 고용량 2D 낸드를 제조할 때 주로 쓰인다. 플로팅 게이트 셀을 3D 낸드에 적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TLC 기준 집적도를 3배 이상 높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3D 낸드를 본격 양산해 출하하기 시작한 곳은 업계 1위인 삼성전자가 유일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처음으로 24단 적층 3D를 양산했고 지난해 중순 2세대 128Gb급 32층 MLC 3D 낸드를 선보였다. 10월부터는 셀 당 3비트를 저장하는 TLC 128Gb V낸드를 양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플로팅 게이트를 부도체로 대체하고 3D 구조화한 독자 기술인 3D CTF(3D Charge Trap Flash)로 이를 구현했다.
도시바와 샌디스크 연합도 발빠르게 뒤를 쫓고 있다. 두 업체는 최근 48단 적층 4D 낸드 ‘BiCS(Bic Cost Scalable)’개발을 완료, 샘플을 출하하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128Gb MLC로, 16GB 용량의 SSD를 만들 수 있다. 올 연말부터 양산하기 시작해 내년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48층 3D 낸드를 생산하기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64단을 쌓아올린 제품도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전체 낸드 중 3D 제품 비중을 올해 15%, 내년 35%정도로 끌어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4위인 SK하이닉스는 작년 24단 3D 낸드를 개발했고 36층, 40층 후반대 제품을 개발 중이다. 올해까지 파일럿 생산과 양산성 검증을 한 뒤 내년 초 주력 제품을 정해 양산한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