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창성은 떨어지나 부품만은 세계 최고.”
일본 기술진이 직접 뜯어 본 ‘샤오미 Mi4 분해기’ 골자다.
‘기술의 일본’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수년째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샤오미는 출시 3년 만에 삼성과 애플에 이어 세계시장 점유율 ‘넘버3’ 자리를 꿰찼다.
그래서 분해했다. 일본 ‘기술쟁이들’ 사이에서 상대방 제품을 분해해서 본다는 것은 자존심을 버리는 일과도 같다. 닛케이테크닉은 카시오 미나타케 등 제품 조사 전문가를 총동원, 샤오미의 하이엔드 스마트폰인 ‘Mi4’에 돋보기를 들이댔다.
먼저 Mi4 본체 측면에 있는 슬릿(slit)이 기술진 눈에 들어온다. 흡사 애플 아이폰과 같다. 아이폰에서는 본체 외주에 배치된 안테나를 절연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Mi4 안테나는 본체 외주가 아니라 내부 커버에 설치돼 있다.
Mi4 본체 측면의 슬릿은 기능적으로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단지 ‘아이폰스럽게’ 보이기 위한 ‘허세적 장식’이라는 게 기술진의 결론이다.
최고 사양임에도 불구, Mi4는 LTE 대신 W-CDMA와 GSM만 지원하고 있는 것도 특징 중 하나다.
기판내 좁은 통신 블록에 싸구려 부품이 잔뜩 배치돼 있어, 배가 불룩해 보이는 게 일반적인 중국산 스마트폰 모습이다.
Mi4는 그렇지 않았다. 칩셋은 미국 퀄컴의 ‘MSM8974’를 비롯한 최고급 부품을 채택했다. 카메라도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은 없었지만 1300만 화소 고성능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3GB D램 패키지에는 ‘엘피다’라는 문구가 선명했다.
기판도 대만 유니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공급처다. 사진과 음악 등을 저장하는 플래시 메모리는 삼성전자 제품을 썼다.
통신 기능은 무라타 필터(노이즈 제거용)와 듀플렉서(안테나 공유용)를 채용했다. 터치 패널 등 주요 부품을 메인 보드에 연결하는 커넥터 일부에서는 히로세 전기의 날인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주역이라 할 수 있는 액정 패널에는 샤프 제품을 앉혔다.
통화시 주파수 조정 등을 담당하는 크리스탈 장치는 교세라, 배터리셀은 소니산이다. 확인이 불가능했지만 1300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 역시 소니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Mi4를 뜯어본 일본 기술진은 “제조라인 측면에서 보면 세계 최고 수준임은 인정하나 창의적이진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계 초일류 부품업체들 덕에 하이앤드 제품 조립에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모방’을 기치로 내건 제2의 샤오미가 나오면 언제든 도태될 수 있다. ‘샤오미 아니면 안되는’ 그 무언가를 가져야 한다는 게 이번 작업을 진행한 기술진의 충고다.
<샤오미 ‘Mi4’ 주요부품 제원>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