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D램에 이어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에 탄력을 받으면서 23년간 세계 반도체 시장 1위를 유지한 인텔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PC 시장이 정체·축소하면서 인텔 주력 부문인 PC 프로세서 매출이 줄어 격차가 좁아진 것도 한 몫 한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서플라이는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인텔과 삼성전자 점유율 차이는 2014년 3.3% 포인트 수준으로 역대 최소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4년 점유율을 보면 인텔 13.6%, 삼성전자 6.8%로 인텔이 약 두 배 높았다. 삼성전자는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이며 간극을 좁혀 2013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점유율인 10.30%를 달성했다. 같은 해 인텔은 14.6% 점유율을 기록했다.
아이서플라이는 지난해 인텔 499억6400만달러로 14.2%, 삼성전자 382억7300만달러로 10.9% 점유율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점유율 격차는 3.3% 포인트로 역대 최소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에 힘을 받으면서 인텔을 제치고 시장 1위에 오를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친다. 인텔이 2011년과 2012년에 15.6%로 최대 점유율을 기록한 후 조금씩 하락한 반면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호황으로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14나노 핀펫 공정을 경쟁사보다 앞서 양산 수준으로 구축해 자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사업과 파운드리 사업이 침체를 털고 부상한 것도 주효하다. 증권가는 영업이익 적자를 내온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이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인텔의 1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에 예상치를 웃도는 좋은 실적을 냈지만 전체적으로 하향세인 PC 시장을 만회할 강력한 무기를 확보하지 못했다. 1분기 예상 매출 전망을 10억달러 줄인 128억달러로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태블릿용 AP에 전력투구한데 이어 올해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용 저전력 AP 시장 확대가 관건이다.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최근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업 알테라 인수설이 거론된 것도 비메모리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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