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자기장, 온도와 소리 조절해

강력한 자기장이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조세프 헤레만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기계항공공학과 교수팀은 자기공명영상기기에 사용되는 강력한 자기장을 이용해 반도체에서 열 전달을 늦추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한국인 진현규 박사가 제1저자로 참여했다.

강력한 자기장, 온도와 소리 조절해

기존에는 열과 소리를 전달하는 음향양자(포논)가 자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연구결과 자성이 매우 강력할 경우 일반적으로 자석에 끌려오지 않는 유리와 돌이 자석에 붙는 것과 같은 이치로 음향양자 운동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연구팀은 자기공명영상(MRI)을 찍는 데 사용하는 7테슬라(T)급 전자석을 이용해 자기장을 가하자 자성이 없는 반도체에서 열전도가 12% 느려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강력한 자기장이 음향양자 간의 산란을 강화해 열전달을 막는 장애물 역할을 했다.

이번 연구는 고체물질 내의 열 흐름을 제어하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시함으로써 다양한 파생연구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90% 이상의 에너지가 엔진이나 발전소 등을 통해 열을 전기나 기계적인 동력으로 전환함으로써 공급되는 것을 고려하면, 열 전달의 효과적인 제어는 에너지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진현규 박사는 “이전까지 자성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음향양자를 자성을 이용해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했다”면서 “음향양자가 열뿐 아니라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도 하는 만큼 자기장을 이용해 소리를 반사하거나 차단하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3월 23일자에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