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TV에서 봤던 ‘스스로 달리는’ 꿈의 자동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2017년에는 고속도로 혼잡 구간, 2020년에는 고속도로 모든 구간, 2025년 전후에는 도심에서도 자율주행차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자율주행차 앞좌석에 앉은 사람이 시트를 돌려 뒷좌석 사람과 마주 보고 회의를 하거나 카드놀이를 하는 모습도 머지않아 볼 수 있다. 가히, 자동차 문화 대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꿈의 자동차를 둘러싼 기술 개발 경쟁은 크게 네 갈래로 나뉘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전후방 차량이나 보행자와 충돌 위험을 더 정확히 인지하고 판단하는 기술, 충돌 사고를 더 안전하게 회피하고 피해를 경감하는 작동 기술, 차량과 외부를 무선통신으로 연결해 더 안전하고 편안한 주행을 지원하는 기술, 이 기술을 통합해 차량이 스스로 주행·제동·조향·주차를 하는 기술이다.
이 같은 차세대 자동차 기술 개발 경쟁은 각국 자동차 산업이 더 성장하느냐, 아니면 쇠퇴하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기회 요인이자 위험 요인이다. 기술 경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국가 경제의 장기적 성장과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 각국 정부가 기술개발 촉진 정책을 강화하는 근본적 이유다.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3월말 자율주행 기술 개발 촉진책을 발표해 미래 자동차 기술 경쟁에서 결코 뒤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하지만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는 수없이 많다. 무엇보다 경쟁국 기술 개발 전략과 목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급선무다. 기술 개발 경쟁에서 최후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중점적으로 개발해야 할 핵심 과제를 신속하게 선정하고 과감하게 추진해 경쟁국보다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각 과제별로 기술개발 목표 수준과 기간을 명확히 설정하기 위해서도 긴요하다.
이런 시점에 비엠알컨설팅이 미국, 유럽, 일본 자동차 업체의 최신 기술 개발 사례 170건 이상을 분석한 전략 기술 보고서 ‘2015년판 첨단 안전·편의·자율주행 기술’은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은 경쟁국 완성차 및 관련 업계가 최근 개발했거나 진행 중인 위험 감지·경고·경감 기술 51건, 충돌 회피·피해 경감 기술 43건, 기능·편의 향상 기술 47건, 자율주행 기술 31건과 각국 자율주행차 개발 및 보급 전략을 집중 분석했다.
보고서는 완성차와 부품 및 ICT 업체를 망라해 기술 개발 콘셉트 구상과 개발 목표 수준 및 기간 설정, 공동 개발과 제휴 전략 수립 등에 유용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부와 유관기관 기술 개발 촉진 정책과 지원 제도 마련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성신 외 3인 지음. ㈜비엠알컨설팅 펴냄. 50만원.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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