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전량을 인수하기로 했다. 삼성그룹 측이 삼성생명을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28일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4339만3170주(37.45%)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매입가는 주당 3만5500원으로 1조5404억원 규모다. 2014년 연결 기준 자기자본 6.91%에 달한다.
취득 후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소유주식 수는 8325만9006주, 지분은 71.86%로 높아지게 됐다. 이번 지분 매입은 보험과 카드 사업 시너지 제고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게 삼성 측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생명 금융지주사 전환 과정의 하나라는 해석도 나온다.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가 되려면 자회사 지분요건 30%를 갖추고 1대 주주 지위에 올라서야 한다. 그러려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인수가 마무리돼야 한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측이 부인하고 있고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중간지주사법이 통과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금융지주사 전환은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 설립 준비과정이라는 전망에 삼성전자는 부인했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지주로 가려면 삼성전자 지분을 일부 처분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삼성생명이 이미 삼성카드 지분 34%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번 지분인수가 금융지주 계획이 목적이었다면 1대 주주가 되고자 3% 정도만 추가 매입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이슈와는 무관한 지분 인수라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은 이날 자사주 매입도 의결했다. 연초 주식시장 불안정성 심화에 따른 주가 안정 차원이다. 자사주 매입규모는 총 300만주로 전체 주식 1.5%다. 금액은 총 2946억원(27일 종가 기준)이다. 자사주 매입은 1월 29일부터 3개월간 진행된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