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병특폐지, 사회·병역 대상자 모두 악영향" 과학·SW·게임·의료·벤처 비판

이공계 병역특례제도 폐지로 중소·벤처업계는 인력난이 가중될 것을 우려했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병역대체복무제도 운영을 통해 중소·벤처업계가 얻는 생산유발효과는 1조원 이상이다. 병역대체복무제도가 폐지되면 생산유발효과가 사라지고 고졸취업 활성화 유인효과가 줄어든다.

산업기능요원은 제조업 기업을 대상으로 특성화고 졸업생이 주로 지원해왔다. 특성화고 졸업생이 `선취업·후진학` 고려할 때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병역이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3년간 연 평균 5000여개 기업 1만4000명이 신청해 기업당 2.9명이 배정됐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산업기능요원은 제조 중소기업이 인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산업기능요원을 했던 인력들이 회사에 잔류하는 비중이 높아졌는데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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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대학생 배정이 가능해지자마자 병역특례 폐지가 거론돼 당황스럽다. 병무청은 2014년부터 현역 대상자 중 마이스터·특성화고 출신으로만 산업기능요원을 배정했다.

지난해 국회에서 산업기능요원 선발 시 학력차별을 금지하는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하며 대학생 병역특례가 다시 가능해졌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고급기술을 가진 젊은 인재 수혈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창업 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대한민국과학기술대연합(대과연)은 성명서를 내며 반대했다. 대과연은 “병역특례는 우수한 인력이 연구 연속성을 유지하고 국제적 연구경쟁력을 가지는데 필수”며 “모든 과학기술인은 제도 폐지 부작용을 걱정한다”고 밝혔다.

과학기술특성화대학 학생들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10개 대학 29개 단과대 학생회는 공동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가장 연구에 몰두할 나이에 단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슈분석]"병특폐지, 사회·병역 대상자 모두 악영향" 과학·SW·게임·의료·벤처 비판

소프트웨어(SW) 업계는 이공계 병특 폐지가 기업과 인력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한국SW산업협회 관계자는 “(이공계 병특제도는)중소 업체가 성장하면서 이공계 인력도 함께 성장하는 양측이 모두 만족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SW업계는 대다수가 매출 100억원 미만 영세 업체다.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이 곧 경쟁력이다. 전문 인력 채용이 중요하다.

연 매출이 20억원가량인 SW업체 대표는 “영세하지만 특정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기까지 병역대체복무 인력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해마다 젊고 우수한 인력이 회사에 들어오면서 함께 성장했는데 제도가 없어진다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보건의료계는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육성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2001년부터 의대·치대·한의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의학자에 병역특례를 줬다.

정명희 가천의생명융합연구원장은 “의료분야 연구인력 확보에 병역특례는 중요한 인력 확보 창구”라며 “병역특례 폐지는 기초의학과 임상 트레이닝을 단절기간 없이 수행해야 하는 의료계 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선 한국바이오협회장은 “많은 바이오 헬스케어 벤처기업이 병역특례를 통해 고급인력을 적은 비용으로 활용한다”며 “이를 폐지할 경우 정부가 외치는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 육성 의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중보건 인력에도 구멍이 예상된다. 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병역특례로 근무하는 공중보건의는 약 3500명이다. 제도가 폐지되면 대체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

복지부 관계자는 “병력특례 폐지와 관련해 국방부와 어떠한 논의도 한 적이 없다”며 “당장 공중보건의를 대체할 인력이 없어 폐지는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병무청에서 징병검사를 받으러 온 수검자들이 컴퓨터로 인성검사를 받고 있다.
서울 병무청에서 징병검사를 받으러 온 수검자들이 컴퓨터로 인성검사를 받고 있다.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