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설윤이 트로트가수의 꿈을 꾸게 된 건 트로트 음악을 자주 듣고 부르던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트로트 조기교육을 받은 셈이다.
“어릴 때부터 트로트를 듣고 자라다보니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됐어요. 이미자 선생님의 ‘섬마을 선생님’, 나훈아 선생님의 ‘18세 순이’를 좋아하고 설운도 선생님의 노래는 행사장에서 메들리를 하면서 자주 부르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트로트는 나이 많은 가수들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나이의 트로트 가수들이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이들에 맞서는 설윤 만의 강점은 어떤 게 있을까.
“한국 트로트 가수들에게서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제가 안무가 출신이기 때문에 무대 연출도 제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죠. 단점은 딱히 많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퍼포먼스와 함께 노래하기 때문에 숨이 약간 딸리는 부분은 좀 더 개선해야 할 것 같아요.”
설윤은 대중에게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꼭 자신의 이름과 곡을 듣는 이들에게 주입하기보다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은 그저 한 명의 가수가 되기를 원했다.
“제 무대를 보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기쁨과 행복을 주는 존재가 되자’라는 게 제가 무대에서 가지는 마음가짐이거든요. 그런 마인드로 노래를 불러야 듣는 분들도 기분이 좋아진다고 생각해요. 제 노래를 굳이 기억해주시지 않아도 무대를 보신 분들이 ‘즐거운 무대였다’ 이런 마음이 든다면 저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트로트계 경쟁에 뛰어든 설윤은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을 비장의 무기로 다양한 표정 연기를 꼽았다. 그는 귀엽고 익살스러운 표정은 물론 윙크와 미소 등 각양각색의 표정 연기를 무대에서 펼칠 계획이다.
“기존 트로트 가수들은 살짝만 웃거나 무표정한데 저는 차별성을 두기 위해 생동감 있는 표정들을 지으려고 노력 중이에요. 일본 엔카 가수들의 다양한 표정과 남진, 나훈아 선생님의 특색을 연구하면서 저만의 표정을 만들고 있어요. 그것 하나만으로도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부산에서 태어나고 자란 설윤은 꿈을 위해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꿈 앞에서 전공은 아무 소용없었다. 하지만 점점 많아지는 나이와 현실에 대한 걱정은 그를 선택의 기로에 서게 했다.
“꿈과 생계 사이에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원래 안무가로 활동하기도 했었고 일이 조금씩 잘 풀리던 시기여서 굳이 왜 가수를 해야 하는지 주위 사람들의 말도 많았죠. 가수의 꿈을 포기하려 해보고 다른 분야의 일도 해보려고 했지만 계속 흔들리는 제 자신을 볼 때 결국 이 길을 가는 게 맞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늦은 나이지만 꿈을 향해 도전하게 됐습니다.”
꿈이 있었기 때문에 도전을 선택했지만 기약 없는 가수 데뷔와 현실은 그를 정신적으로 계속 압박했다. 그럴 때마다 설윤은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꿈을 향한 전진을 이어갔다.
“계속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괴로웠어요. 도전을 한다고는 하지만 자꾸 조바심이 들고 정신적으로 힘들어 포기하고 싶었죠.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제 인생이 너무나 후회될 것 같았어요. 포기하고 싶다는 기분이 들 때마다 ‘이병처럼 굴러라’라는 제 모토처럼 춤이든 운동이든 한 가지 일에 몰두하면서 그런 마음을 없애려고 노력했어요. 후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버텼죠.”
우여곡절 끝에 꿈이었던 가수로 데뷔한 설윤. 가수 인생 스타트를 이제 막 끊은 그가 한 번쯤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는 무엇일까.
“연말에 KBS1에서 방송하는 ‘트로트 대축제’에 출연하고 싶어요. 1년에 한 번 트로트 가수들이 전부 모이는 자리인데 무대 스케일도 굉장히 커서 멋있거든요. 그 무대에 한 번 서봤으면 좋을 것 같아요.”
끝으로 설윤은 자신을 응원해준 지인 및 팬들에게 앞으로의 활동 각오를 전했다.
“오랜 시간 기다려 준비한 끝에 데뷔한 만큼 욕심 안 부리고 제 매력을 조금씩 전달해 드릴 예정이에요. 앞으로 많은 응원 부탁드리고 함께 같이 사는 형, 누나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한결 같은 가수가 되겠습니다. 지켜봐주세요.”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