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초점] 연예인 사건사고, 피해는 고스란히 작품-출연자들에게

[ON+초점] 연예인 사건사고, 피해는 고스란히 작품-출연자들에게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개봉을 앞둔 영화와 시청자와 만나기 위해 준비 중이었던 프로그램이 출연 연예인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같이 출연했던 방송인과 배우들 역시 그 피해를 고스란히 껴안는다.

영화 ‘루시드 드림’이 2016 하반기 개봉을 앞둔 가운데 사실상 그 시기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유는 주연으로 출연하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 때문이다.



박유천은 지난 4일 새벽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20대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추가로 세 명의 여성이 성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루시드 드림'은 “현재 영화 후반부를 작업 중이다. 개봉 시기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 중에 있다. 제작진, 타 주연 배우 모두의 작품이기에 박유천 성폭행 혐의 사건을 배제하고 생각할 수 없다”고 전했다.

지난 5일 첫 방송한 KBS2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은 첫 방송이 개그맨 유상무로 인해 연기됐다.

앞서 유상무는 20대 여성을 성폭행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를 받았다. 이에 제작진은 혐의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협의를 통한 유상무의 자진 하차 명목으로 그의 출연 분을 모두 편집한 것.

예상치 못한 사건과 추가 작업 분으로 제작진과 출연진은 모두 피해를 입어야 했다. 추가 촬영을 진행하고 편집을 해야 했다. 지난 2일 제작발표회에서 김상미 PD는 “유상무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방송이 지연 됐다. 유상무는 협의를 통해 자진 하차를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 출연진 추가 영입 없이 12명에서 11명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결국 ‘어느날 갑자기 외.개.인’은 오는 26일 4회 방송을 기점으로 프로그램 막을 내린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4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기획했다”고 말했지만 당초 ‘파일럿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나온 적 없다. 일각에서는 시작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결말이라는 의견이 있다. 시청률 역시 3회까지 평균 3%(닐슨코리아)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영화 ‘협녀, 칼의 기억’는 이병헌의 스캔들 논란으로 인해 개봉이 연기됐다. 이민정과 결혼 후 타 연예인과 스캔들이 터지면서 사생활 논란이 불거졌다. 믿고 보는 연기로 국민의 무한 신뢰를 얻고 있던 이병헌은 이 사건으로 인해 연기 생활까지 위기를 맞았다. 비도덕적인 행동을 한 그가 출연하는 작품은 보지 않는다는 여론이 강했다.

지난 2015년 7월 진행된 영화 ‘협녀, 칼의 기억’ 제작발표회에서 이병헌은 협녀 개봉 연기에 대해 “내 영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원래는 더 일찍 개봉할 예정이었는데 여러 가지 분위기와 상황 때문에 이제야 선보이게 됐다. 그런 부분들에 있어 배우, 감독, 영화 관계자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대중은 영화의 흥행에 대해 더욱 관심을 기울였다. 모두의 예상대로 '협녀, 칼의 기억'은 최종관객수 43만 1310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참패했다. 이병헌의 영향이 어느 정도 있긴 했겠지만 영화 자체의 평이 그닥 좋은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의 탓이라고 할 순 없다.

이후 개봉한 영화 ‘내부자들’로 이병헌은 관객의 마음을 다시 돌리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흠잡을 데 없는 그의 연기에 일부 사람들은 “배우는 연기만 잘 하면 된다. 사생활은 사생활이고 영화는 영화 자체로만 보는 것이 좋다”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이밖에도 그룹 초신성 성모는 지난 3월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주연을 맡은 영화 ‘우리들의 일기’ 한국, 일본 개봉 시기가 연기됐다.

배우 박시후 윤은혜 주연 영화 ‘사랑후애’의 한국, 중국 개봉시기가 미뤄졌다. 앞서 박시후는 성폭행 혐의 사건에 휘말린 바 있다. 그런 그의 복귀작에 여론은 좋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15년 8월 윤은혜는 한 중국 예능 프로그램 ‘여신의 패션’에서 선보인 의상이 한국 디자이너 의상 표절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영화 개봉은 여러 차례 연기되고 있다.

사실 출연진의 사건 사고로 인해 작품이 연기될 경우 대중, 제작진, 출연진 중 가장 큰 피해는 제작진과 동료 배우다. 대중은 작품을 안 보면 그만일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시간을 한 작품을 위해 돈과 노력을 쏟은 제작진과 출연진의 공은 한 순간에 사라질 수도 있다. 사건과 관계없이 정상적인 계획에 맞춰 개봉한다고 해도 그 작품의 흥행 에 사회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연예인의 영향이 없다고 할 순 없다.

이런 사례들에 제작사와 제작진 측은 피해자임에도 전전긍긍하며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가운데 제작진은 촬영 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강력한 계약조건이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백융희 기자 historich@enter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