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일부 연장 상임위를 제외하고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번 국감은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면하기 힘들다. 여당 보이콧으로 첫 1주일간 반쪽 국감으로 시작하더니 새누리당 복귀 이후에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을 둘러싼 정쟁만 판쳤다. 증인 채택 공방으로 공전을 거듭한 교문위는 교육현장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다른 상임위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상생과 협치를 외치며 출발했던 20대 국회에서도 민생은 철저하게 외면당한 셈이다.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이 이번 국감에 사상 처음 `F` 평점을 준 것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런 와중에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그나마 소기의 역할과 목적을 만들어내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첫날 개의가 조금 미뤄진 것을 빼고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돼 국민과의 약속을 지켰다. 새누리당 의원들도 2주차부터 국감에 복귀해 정책 점검에 집중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방향과 원전 안전 대책, 주력 산업 구조조정, 국가 연구개발(R&D) 정책 등이 주요 감사 대상이 됐다. 산자위는 초선 의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이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수감기관 평가도 나왔다. 마지막 날 종합국감에서 미르재단의 연풍문 회의 참석 배경을 둘러싼 공방도 있었지만, 다른 상임위와 비교하면 `옥의 티` 수준이다.
물론 매년 비슷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수감기관 흠집내기가 완전 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칭찬과 덕담도 사라지지 않았다. 한 의원은 태풍 피해 복구에 발벗고 나선 동서발전 임직원들과 공장 구석구석까지 찾아가 직원들 손을 잡아준 주영섭 중기청장을 칭찬했다. 또 스마트공장 확산에 힘쓰고 있는 주형환 산업부 장관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전체 국감은 모르겠지만, 산자위 국감 성적표만큼은 F와 A, 그 사이에 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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