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면세점에서 외국인에게 판매되는 국산 물품도 수출 실적으로 인정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영토 안에 있는 면세점이더라도 외국인에게 판매되면 해외에서 판매되는 것과 같은 효력의 수출로 인정하는 내용의 대외무역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1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앞으로 면세점에 납품하는 우리나라 업체도 직접 수출을 하지 않더라도 수출 실적을 인정 받는다. 무역보험, 무역금융 지원이나 해외전시회 참가, 포상 등 200여개에 달하는 정부 지원 정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면세점 납품 기업은 면세점이 판매실적을 근거로 발급하는 구매확인서로 수출 실적을 인정받는다. 또 외국인에게 국산 물품을 판매한 면세점도 수출기업으로 인정받는다.
면세점 판매와 전자상거래 수출은 외국인이 물품을 구매하고 물품이 바로 외국으로 이동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하지만 전자상거래는 수출로 인정되는데 반해 면세점 판매는 수출로 인정되지 않아 그동안 관련 업계로부터 형평성 문제 등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7월 제10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갖고 면세점 판매를 수출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대외무역법 시행령 개정작업을 벌여왔다.
우리나라는 롯데, 신라 등 30개 면세점 법인이 시내, 공항 출국장 등 50개소 지점을 운영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앞선 면세점 인프라를 갖췄다. 또 중국인 관광객 증가 등에 힘입어 면세점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국산품 판매 비중도 늘었다.
올해 상반기 면세점 매출은 5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9조2000억원)의 60%를 넘어섰다. 또 국산품 판매 비중도 41.6%로 작년(37%)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박진규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이번 대외무역법 시행령 개정으로 면세점이 우리 중소·중견기업 해외 진출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해외시장 개척 역량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종석 산업경제(세종) 전문기자 jsy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