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통령에 트럼프...신고립주의 기회와 위기 공존

美 대선 클린턴 꺾고 낙승…주가 대폭락·환율 급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5.00포인트(2.25%) 떨어진 1958.38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아시아 주가현황판.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아시아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5.00포인트(2.25%) 떨어진 1958.38로 거래를 마쳤다.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아시아 주가현황판.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미국 45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을 중심으로 신고립주의가 부상하면서 세계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했다.

트럼프가 공약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등이 현실화하면 한국 안보·경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집권으로 나타날 거대한 변화에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만큼 무너진 경제 컨트롤타워 복원 등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트럼프는 전통의 공화당 우세 지역인 중부 지역과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동부 경합주에서 승리하며 판세를 굳혔다.

트럼프는 9일 새벽 뉴욕맨해튼 힐튼미드타운호텔 앞 대선 승리 연설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강한 미국을 건설하겠다”며 경제 재건 의지를 재천명했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지만 모든 이와 다른 나라들을 공정하게 대할 것”이라며 “모든 미국인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동안 미국 국익 최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조했다. 한·미 FTA 재협상, 주한미군 방위비 인상 등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동안 무역개방과 수출에 초점이 맞춰진 한국경제 정책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를 비롯해 TV, 스마트폰 등 우리 주력산업 수출 차질을 막을 대책이 시급하다.

트럼프는 중국, 한국 등을 환율조작국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또 우리가 절반을 부담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전액 부담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겠다고 공언했다. 통상 및 환율 정책에서 마찰을 빚을 수 있는 만큼 트럼프 정부와 하루 빨리 대화 채널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업 이익을 위한 특허 공세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분석이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이 전통적인 동맹국인 점을 감안하면 대화와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기업인 출신이라서 원칙과 실리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강조한 미국 제조산업 부흥과 인프라 투자 확대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 소식에 세계 경제는 한 차례 출렁거렸다. 미국 증시도 약세로 출발했고 아시아 지역 증권 시장도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했다. 8일 오전 장을 2.23% 하락으로 마감한 닛케이지수는 오후 장 개장과 동시에 추락하며 전날보다 5.36% 하락한 1만6251.54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 코스피는 2.25% 떨어진 1958.38, 코스닥 지수는 3.92% 내린 599.74로 마감했다. 홍콩항생지수는 3.78% 하락했다. 미국 증시 선물도 급락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선물은 5.01%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 나스닥 선물은 5.08%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