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와의 반도체 에천트(식각액) 거래 확대를 대비해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 투자액이 259억원에 이른다.
에천트는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실리콘 산화막 두께를 줄이거나 불순물을 제거하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천안 제5산업단지 내 신공장을 짓기로 했다. 건축 98억원, 생산설비 110억원, 유틸리 35억원 등을 집행할 계획이다. 259억원은 작년 말 기준 자기자본 15.58%에 해당하는 규모다.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는 배경은 삼성전자와 연관 깊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지난해 처음으로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용 에천트 공급사가 됐다. D램 메모리 공정에 에천트를 공급해오던 협력 관계가 낸드플래시까지 확장됐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에천트는 3D 낸드플래시 공정에 적용돼 주목 받았다. 3D 낸드플래시는 회로를 수직으로 세워 저장용량을 높인 차세대 반도체로, 삼성전자가 집중 육성 중인 품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스토리지 업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삼성전자는 경기도 평택에 세계 최대 규모의 3D 낸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공장은 1단계 생산라인 설치가 끝나 오는 6~7월께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3D 낸드 생산이 확대되면서 에천트 수요가 늘게 됐고, 이엔에프테크놀로지가 공급량 확대를 위해 투자에 나선 것이다.
천안에 공장을 두는 것도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염두에 둔 결정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울산과 아산에 공장이 있지만 포화 상태여서 신규 라인을 짓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신설 공장에서 반도체 에천트를 우선 생산할 계획이다. 시장 상황에 맞춰 추후 생산 품목을 늘려갈 방침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반도체 외에도 디스플레이 공정 소재를 제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요구에 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를 한꺼번에 갖춰 놓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2011년 일본 모리타와 합작으로 반도체 에천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반도체 에천트 생산에 불산이 중요해서다. 모리타는 고순도 불소 관련 세계 2위 전자재료 업체다.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모리타의 안정적 원료 공급을 토대로 반도체 에천트를 제조, 판매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반도체 에천트는 크게 인산계와 불산계로 나뉘는데, 이엔에프테크놀로지는 불산계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한국알콜산업이 이엔에프테크놀로지 최대주주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