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서프라이즈'에서는 '파괴의 신'으로 유명한 이론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의 사연이 소개됐다.
상대성이론 전개 및 원자 구조론 등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볼프강 파울리.
1945년 파울리 배타 원리를 발견하면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파울리, 그는 아인슈타인의 후계자로 불리기도.
하지만 그는 모든 물리학자들의 기피 대상이었다. '파울리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실험실 문에 붙어있었을 정도였다.
사실 파울리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실험장비를 망가뜨리기로 유명했다. 이에 동료들은 그가 이론물리학자라 실험에 익숙치 않아 그런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가 만지지 않아도 갑자기, 저절로 깨지는 실험장비들. 기계는 오작동을 일으키는 등 고장이 잦았다. 파울리가 실험실 근처만 걸어가도 고장을 일으킨 실험장비들.
이에 파울리에게 귀여운 복수를 하기로 한 동료들. 그들은 문 위에 물 양동이를 올려놓고, 그를 창고로 유인해 그의 머리 위로 물이 떨어지도록 장치를 해뒀다.
하지만 물 양동이는 떨어지지 않았다. 파울리가 나타나자 그 장치 역시 고장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괴팅겐 대학교의 고가의 장치가 고장났다. 이에 동료들은 '파울리가 나타났나?'라며 농담을 했지만 당시에 파울리는 취리히에 있었다.
하지만 파울리는 취리히에서 코펜하겐으로 가는 도중 기차 고장으로 잠시 괴팅겐 역에 들렀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동료 물리학자 조지의 책에도 기술되어 있는 내용이었다.
이에 동료 학자들은 실험을 망칠까봐 두려워 파울리를 피해다니게 됐다. 이후 '파울리 효과'라 명명해 기계들이 망가지는 현상을 설명했다.
하지만 왜 파울리만 나타나면 이런 일들이 발생한 것일까? 당사자인 파울리도 궁금하긴 마찬가지였다.
파울리는 결국 정신분석학의 대가 칼 구스타프 융을 찾아갔다. 융은 "대규모 염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며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미국 정부 주도로 원자폭탄을 개발하는 '맨해튼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하지만 파울리는 프로젝트에서 제외당했다.
전쟁 중일지라도 누군가는 순수이론 물리를 연구해야 한다는 이유였지만, 수잔네 가이저는 2005년 출판된 책을 통해 "파울리 효과 때문에 핵폭판이 중간에 폭파하면 어떻게 될지 몰라서 실험에 참여하지 못하게 했다"고 밝혔다.
박민희 기자 (mh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