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2분기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역대 최고 실적이자 세계 기업 통틀어 최고 영업이익 달성이 유력하다. 상반기에만 24조원에 이르는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는 올해 5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예상, 최고의 해를 보낼 것으로 점쳐진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도 2분기 연속 양호한 실적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실적 집계 결과 연결 기준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을 각각 기록했다.
2분기 실적은 전기 대비 매출 18.69%, 영업이익 41.41% 각각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 17.79%, 영업이익 71.99%나 급증했다. 2분기 영업이익률도 23.3%로 사상 최고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세계 전체로도 유일하다. 영업이익은 세계 기업 가운데 1위가 확실시된다. 경쟁 관계에 있는 애플과 인텔을 제치는 것은 물론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주가 상승을 이끄는 이른바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4개사의 영업이익 합산인 111억5000만달러(약 12조8894억원)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대 실적의 배경에는 반도체 시장의 초호황, 한발 앞선 경쟁력, 디스플레이 수요 강세, 갤럭시S8을 앞세운 스마트폰 사업 부활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강세에 힘입어 반도체 사업에서만 8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분기 매출도 최대치로 분석됐다. 인텔 2분기 매출(추정치 약 16조2000억원)을 상회, 사상 처음으로 반도체 업계 매출 1위 자리에 오를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2분기 영업이익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 분기 대비 약 15% 성장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이 대형 패널 위주로 안정되고, 중소형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이 고공 행진하면서 이익과 매출이 성장했다. 지난해 투자한 A3 설비 증설분을 추가 가동, 생산량도 늘고 있다.
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3조7000억원대로 추산된다. 전 분기 영업이익 2조7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상승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3분기 만에 3조원대 회복이다. 갤럭시S8, 갤럭시S8플러스 판매 효과가 나타난 결과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영업이익이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1분기 영업이익 3800억원에 비해 31.5% 정도 증가했다. 2분기부터 실적에 포함된 하만 전장 부문 2000억~3000억원을 합치면 약 8000억원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성수기 에어컨 판매 급증과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수익성을 높인 전략이 주효했다.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요 지속으로 부품 사업은 계속 호황이 예상된다. 메모리 가격 강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M 부문은 갤럭시S8 효과가 지속되는 데다 9월 출시가 유력한 갤럭시노트8이 힘을 보탠다. 갤럭시노트8은 초반 판매량에 따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E부문은 하반기 다양한 세일 이벤트와 성수기 효과가 더해지고, 지속 강화하는 프리미엄 전략에 힘입어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시장 공급사로서 삼성전자의 기술력과 가격 협상력을 감안할 때 반도체 부문의 이익은 전사 차원의 이익을 지키는 철옹성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면서 “최근 미국 기술주의 주가 조정으로 답답해진 분위기에서 삼성전자가 쇄빙선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는 현재 반도체 호황 등 시장 상황이 좋지만 이후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속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새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지만 총수 부재로 인수합병(M&A)과 투자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예상보다 다소 미달했다. LG전자는 연결 기준 매출 14조5552억원, 영업이익 664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13.6% 증가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각각 0.7%, 27.9% 감소했다.
가전 사업은 에어컨 호조와 프리미엄 가전 영향으로 좋은 실적을 이어 갔고, TV 역시 올레드 TV와 UHD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로 실적이 양호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에서 마케팅비 증가와 함께 G6 판매량이 예상에 못미처서 손실 폭이 크게 벌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LG전자 분기별 실적 현황(단위:억원), 자료:LG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