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쾌조의 2분기 실적을 거둔 것은 부품사업 호황과 스마트폰 부활이 맞물린 결과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이어지고, 세트사업 수익률 강화에 집중하면서 하반기에도 좋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를 열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초호황…영업익 8조300억원, 영업이익률 45.7%
2분기 삼성전자 호실적을 이끈 것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내 반도체 사업부다. 반도체 사업에서만 8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17조5800억원, 영업이익률은 45.7%였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률 45.6%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삼성전자 메모리만 떼서 본다면 50%가 넘는 이익률을 올렸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삼성전자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모바일 등 일부에서 메모리 수요 증가가 둔화됐지만 서버용 고용량 D램과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강세가 지속됐다”면서 “전반적인 업계 공급 증가량 제한으로 가격 상승 흐름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도 서버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황 호조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사업부 실적도 개선됐다. 10나노 고사양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양산이 본격화되고, 14나노 중저가 AP와 이미지센서 수요가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반기에는 고급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구동칩 공급이 본격화되고, 스마트폰 업계 듀얼 카메라 채용 확대로 이미지센서 수요와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5월 출범한 파운드리 사업부는 업계 최초로 공급을 시작한 10나노 모바일 AP를 안정적으로 양산하고 14나노 모바일 제품과 사물인터넷(IoT)용, 가전기기용, PC용 제품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 사업부는 10나노 모바일 AP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라인 생산 능력을 늘리고, 7나노 기술 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OLED 수요 상승으로 디스플레이 실적 'UP'
삼성디스플레이는 6세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대형 액정표시장치(LCD)가 1분기에 이어 안정적인 가격대를 형성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고르게 성장했다.
2분기 매출 7조7100억원, 영업이익 1조7100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대비 각각 20%, 1121% 성장했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1.5%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하반기에도 중소형 플렉시블 OLED와 대형 UHD LCD TV 패널 판매가 호조세를 이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중소형 리지드 OLED 패널 수요가 플렉시블 OLED로 이동한데다 중급형과 보급형 시장을 놓고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와 가격 경쟁이 심화돼 3분기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고 예상했다. A3 라인에 마련한 신규 플렉시블 OLED 설비가 가동을 앞둔 만큼 초기 가동에 따른 비용 증가도 예상돼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스마트폰 부활…TV·가전은 부진
IT·모바일(IM) 부문은 매출 30조100억원, 영업이익 4조60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2조700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갤럭시S8·갤럭시S8 플러스가 전작 갤럭시S7 판매 실적을 상회하며 실적 견인차 역할을 했다. 2분기 삼성전자 휴대폰은 9300만대 판매됐으며, 이중 85%가 스마트폰이다. 갤럭시S8 시리즈는 2000만 이상 판매된 것으로 추정, 대부분 국가에서 전작 판매량을 상회했다.
증권가는 지난해 3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큰 타격을 입은 IM부문이 1년이 채 안 돼 사업 안정성을 되찾았다고 평가했다.
3분기 IM부문은 갤럭시S8 판매 실적이 한풀 꺾이는 시기이고, 갤럭시노트8 마케팅 비용 집행과 아이폰8 등 경쟁작 등장으로 전분기보다 실적이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태 IM부문 상무는 “하반기에는 경쟁사 신제품 출시로 시장경쟁이 심화되고, 갤럭시노트8 출시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로 매출·영업이익이 전분기 보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매출 10조9200억원, 영업이익 3200억원에 그쳤다.
TV는 UHD·초대형 등 주력 제품 판매 비중을 확대했으나, 패널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하락과 판매둔화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생활가전은 에어컨 성수기를 맞아 무풍에어컨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애드워시 세탁기, 프리미엄 냉장고 등을 통해 매출 성장을 지속했다. 그러나 원자재값 상승과 미국 B2B시장 투자 영향 등으로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했다.
하반기 TV 시장은 유럽과 중남미를 중심으로 시장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패널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전무는 “QLED TV, 더 프레임, 프리미엄 UHD, 82형 초대형 TV 등을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 시장 내 프리미엄 리더십을 확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도 40% 가까운 시장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도 상승세 지속…연간 영업이익 50조원 시대
하반기에도 삼성전자 실적 강세는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시장 호황이 지속되고, 승자독식 경향이 강한 시장 특성상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 있는 삼성전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철영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실적 성장은 2016년 13조6000억원에서 2017년 33조원대로 2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라면서 “2018년에는 34조5000억원 수준이 예상되고, 메모리 및 시스템반도체 부분도 강화하고 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OLED 생산량 확대, 갤럭시노트8 등 신제품이 출시도 하반기 실적 확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에 대한 증권사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는 29조원이 넘는다.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사상 처음 50조원을 넘는 52조6689억원에 이른다.
※ 2016넌, 2017년 각 사업군별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7년 조직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각 부문별 매출액은 부문간 내부 매출을 포함하고 있음
※ 하만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인수와 관련된 비용이 반영되어 있음. (2017. 1분기는 인수 절차가 완료된 3월 11일 이후 실적임)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단위:조원), 자료:삼성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