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플래시 스토리지가 대형 은행 핵심 시스템 계정계에 공급됐다. 국민은행 등 대형 은행 중심으로 올플래시 스토리지 도입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을 둘러싼 스토리지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29일 금융권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계정계 일부에 A사 올플래시 제품 도입을 확정했다. 대형 은행에 실제 올플래시 스토리지 공급이 이뤄진 것은 국내 처음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은 지난 9월 은행 시스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코어시스템에 올플래시 메모리 스토리지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플래시 스토리지는 다량의 데이터·파일 저장을 위해 플래시 메모리(올플래시 어레이)로 구성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사용한다. 올플래시 스토리지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를 배제하고 SSD로만 구성한다. HDD에 비해 속도가 빠르고, 장애 발생률이 낮다. 반면에 높은 도입 비용·안정성 등이 확산의 걸림돌이다.
델EMC, 퓨어스토리지, 히타치밴타라, 넷앱, 태진인포텍 등 국내외 스토리지 벤더는 올해 금융권에 올플래시 스토리지 공급 작업을 해 왔다.
델EMC는 은행과 증권사, 금융공공기관, 손해보험사 등에 올플래시 스토리지 '유니티'와 'V맥스'를 공급했다. 퓨어스토리지는 8월 A금융정보업체에 '플래시 어레이'를 공급했고, 현재 다수 금융사를 대상으로 제품 공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히타치밴타라 합작사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은 한국거래소, 부산은행, 한화생명, 동부생명, SBI저축은행 등에 '히타치 VSP F' 시리즈를 공급·구축했다. 넷앱도 올해 보험·증권사에 올플래시 제품 'FAS(AFF)'를 다수 납품했다. 태진인포텍은 상반기 은행 2곳과 증권사 1곳에 자사 올플래시 스토리지 제트스피드 모듈을 공급했다.
금융권과 스토리지 업계는 앞으로 금융권에 올플래시 스토리지 공급이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 핵심 업무를 관장하는 계정계까지 올플래시 스토리지로 대체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대형 은행 관계자는 “과거 일부 기술 보안 문제가 있어서 계정계까지 올플래시 도입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최근 안전성이 향상됐다”면서 “1·2금융권까지 올플래시 솔루션 도입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은 전년보다 43.2% 성장했다. 전체 외장형 스토리지 가운데 18.2%를 차지했다. IDC는 플래시 비용 하락이 성장 요인이다. 올해도 금융권에서 올플래시 도입이 확대되며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 이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김민철 IDC 선임연구원은 “최근 올플래시 레퍼런스가 금융권에서도 생겨났기 때문에 올해도 올플래시 스토리지 시장 성장률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진행되고 있는 대형 은행의 차세대 사업에서 올플래시 스토리지를 얼마나 수용할 지가 변수”라고 내다봤다.
주요 기업은 금융권에 올플래시 스토리지 공급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국내 올플래시 시장은 델EMC가 50% 넘는 점유율을 차지, 1위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HPE(13%), IBM(11%), 퓨어스토리지(8%), 넷앱(7%), 히타치밴타라(6%) 순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올플래시 스토리지 기계의 안전성은 검증됐지만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SW) 안정성”이라면서 “가격 면에서 올플래시 스타트업이 유리하지만 안정성이나 규모 면에서는 기존의 주요 벤더가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