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젊은 최고경영자(CEO)로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을 전면에 내세우는 등 '뉴 삼성'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3개 부문 대표를 모두 교체하는 쇄신급 인사다. 삼성은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조만간 사장단 및 임원 인사, 조직 개편 등 폭풍급 체제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31일 반도체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에 김기남 사장, 소비자가전(CE) 부문장에 김현석 사장, IT·모바일(IM) 부문장에 고동진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부문장 인사는 권오현 부회장에 이어 윤부근·신종균 사장도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더 이상 후임 선정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들 신임 부문장이 일찍부터 해당 사업 영역에서 폭넓게 경험을 쌓아 온, 역량이 검증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김기남 사장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삼성 종합기술원장, 메모리 사업부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DS부문 반도체 총괄 사장을 두루 역임한 반도체 분야 최고 권위자다. 미국 전기전자공학회(IEEE) 석학 회원이기도 하다.
김현석 사장은 차별화한 기술을 바탕으로 혁신을 선도, 11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을 주도했다. TV 등 디스플레이 제품 분야 최고 개발 전문가다.
고동진 사장은 무선사업부 개발실 팀장과 실장을 역임하면서 차별화한 제품과 서비스로 갤럭시 신화를 일구며 모바일 사업 일류화를 선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가 조직을 쇄신해서 활력을 주는 동시에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좀 더 능동 대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앞서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각각 CE부문장과 IM부문장직을 사퇴하고 이사회 이사, 대표이사직도 임기를 1년 단축해 내년 3월까지만 수행하기로 했다.
윤부근·신종균 사장은 “삼성의 도전과 성취의 역사를 함께한 것에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면서 “후임자들이 삼성의 미래 성장을 훌륭하게 이끌어 나갈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들 두 사장과 함께 2012년부터 경영지원실장(CFO)을 맡아 온 이상훈 사장도 사퇴했다. 그러나 이상훈 사장은 이번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사외 이사들에 의해 이사회 의장에 추천됐다.
이상훈 사장과 새로 부문장을 맡은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행대로 CEO 3명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삼성전자는 조직 쇄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속 사장단 인사와 임원 인사에서도 젊은 피를 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 후속 인사에 맞춰 다른 삼성 계열사 인사도 함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이날 3분기 실적도 발표했다. 연결 기준 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분기에 이어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4분기에도 16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연간으로는 매출 241조원, 영업이익 5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투자로 미래 시장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으로 3년 동안 3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주주 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