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 "반도체 시장 올해 4천억弗 돌파…내년 7% 성장"

내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전망했다.

신문은 세계 반도체 산업이 3~4년 동안 호불황을 반복하는 '실리콘 사이클'이 무색할 만큼 중기적 성장국면을 이어가 내년에는 2016년 대비 30% 성장한다고 보도했다.

빅데이터를 인공지능(AI)이 고속처리하거나 사물인터넷(IoT)으로 수집한 정보를 보관하는 등 새로운 수요가 시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반도체 수요 기반은 강하지만 공급과잉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는 컴퓨터나 사무기기에 사용되기 시작한 1970년대 후반부터 '산업의 쌀'이라 불리고 있다.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가 수요를 확산했으며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데이터 저장이 수요 증가를 견인하고 있다.

소스트가 경기도 화성에 마련한 생산설비(사진=소스트)
소스트가 경기도 화성에 마련한 생산설비(사진=소스트)

세계반도체통계(WSTS)가 28일 발표한 2017년 세계시장 전망은 4086억달러(약 444조원)로 2016년에 비해 20.6% 늘었다. 6월 예상치보다 300억달러 상향 수정해 처음 4000억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2008년 세계금융위기 뒤 급속히 회복했던 2010년 이후 첫 두 자릿수 성장이다. 2018년에도 올해보다 7.0% 늘어난 4372억달러 규모를 형성해 2년 사이 3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3년 이후에는 중국경기 둔화로 0.2% 줄었던 2015년을 제외하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전체 반도체의 30%를 점하는 메모리반도체가 전년 대비 60.1% 늘었다.

반도체 시장 전망치가 증가한 이유는 새로운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네트워크로 공장 등을 관리하는 사물인터넷 기기는 1조개로 전망돼 연간 15억대 수준 스마트폰보다 더 큰 반도체 수요처가 된다고 예상된다.

미국 인텔의 한 임원은 니혼게이자이에 자율주행차 보급으로 자동차에 사용하는 반도체가 급격히 확대된다고 전망하면서 “자동차는 바퀴 달린 데이터센터가 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후좌우에 카메라를 장착한 자율주행차의 데이터 수집량은 방대하다. 고성능 CPU(중앙연산처리장치)는 물론 1테라바이트 규모 데이터 보존장치가 필요하게 된다.

그런데 향후 수요증가를 예측한 업체가 일제히 증산에 나서 수급 격차가 줄어들면 가격은 자연스럽게 낮아진다. 제조장치로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산업은 이런 경향이 강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풀이했다.

지난 26일에는 미국 모건스탠리가 투자자 리포트에서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 확대가 계속되겠지만 투자과열로 2019년과 2020년에 공급과잉에 빠진다고 지적해 삼성전자 주가가 27일 5% 급락하기도 했다. 28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도쿄일렉트론이 3% 하락하는 등 반도체 관련주가 다수 하락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언제까지 반도체 호황이 계속할지를 시장이 경계하기 시작한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