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기획]2019년 메모리 시장 변수는 중국 현지공장 가동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메모리 값이 올랐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로 서버 D램, 스토리지용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났지만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값은 올랐고, 지난해 메모리 매출액은 전년 대비 무려 60%가 넘는 고성장을 이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업체는 작년 사상 최고 실적을 올리는 등 축포를 터뜨렸다. 새해는 메모리 성장세가 일부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래도 시장은 여전히 성장할 전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문제는 2019년이다. 올 연말이면 중국 현지 업체인 칭화유니그룹(3D 낸드플래시), 푸젠진화집적회로공사(D램), 허페이창신(D램)이 각각 메모리 생산을 시작한다. 기술 수준은 국내 업체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뒤처져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어찌됐건 지금의 호황을 깨뜨리기에 충분한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온다면 시황은 뒤집힐 수 있다.

당장 반도체 장비와 재료 분야는 수혜를 얻겠지만 중국발 메모리 치킨게임이 시작되고 시황이 악화되면 이 같은 수혜는 사라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리는 이미 1990년대, 2000년대에 '때되면 찾아왔던' 메모리 불황기에 이 같은 시련을 겪은 바 있다.

물론 중국이 뛰어들어온다고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메모리 공급이 넘쳐나면 결국 승기는 원가경쟁력이 높은 회사가 가져가게 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과거 일본, 독일, 미국의 유력 메모리 업체와 싸워서 이긴 경험이 있다. 한국 기업은 당분간 메모리 분야에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공정 미세화에 더 많은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을 견딜 수 있는 체력과 전략, 기술이 우리에겐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오히려 중국이 낡은 기술로 과도하게 메모리 물량을 쏟아내다 스스로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메모리 외 분야에선 사물인터넷(IoT)에 적용될 수 있는 센서 분야가 큰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센서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평가받고 있어서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지속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