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코리아가 국내 법에 위배되는 '아이폰 개통 방식'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법 규정을 자의로 해석하는 등 무리수도 마다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애플코리아가 정부에 예외 적용이라는 '특혜'를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정부를 상대로 국내 법 무력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불허로 불발됐지만 애플코리아의 지속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강력한 제재로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애플코리아는 아이폰 개통과 관련해 방통위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증 진위확인시스템 단말기 표준규격' 고시를 준수할 수 없다며 예외 인용을 요구했다.
애플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서 '아이패드'로 개통 업무를 하기 위해 △iOS용 프로그램을 별도 도입하고 △신분증 스캐너에 수집된 가입자 주민등록증 정보를 무선으로 전송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그동안 거부해 온 신분증 스캐너를 도입하겠다며 국내 규정을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그러나 행안부 고시는 신분증 진위 확인용 PC 운용체계(OS)로 △윈도2000 △윈도 비스타 △윈도7 △윈도8 4가지를 허용하고 있다. 기기(신분증 스캐너)에 수집된 주민등록증 정보를 PC로 전송할 때는 반드시 '유선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방통위는 애플코리아가 신분증 스캐너를 도입하더라도 행안부 고시를 준수해야 한다고 판단, 애플코리아 요구를 일축했다. 애플코리아도 신분증 스캐너를 이용하고 있는 전국 휴대폰 유통점과 동일한 조건에서 아이폰 개통 업무를 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방통위는 애플코리아에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자 주민등록증 인증 업무는 행안부 고시를 적용하는 게 맞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애플코리아는 아이폰 개통 업무와 관련해 행안부 고시를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자체 해석했지만 정부는 애플코리아도 행안부 고시를 준수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애플코리아에 정통한 관계자는 “방통위 불허로 불발됐지만 애플은 자기만의 방식을 관철하려 할 것”이라면서 “무선 전송 방식과 iOS용 프로그램 이용이 가능하도록 모든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폰 개통 업무와 관련해 애플코리아 측에 무선 전송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와 방통위에 행안부 고시 개정 예외를 요구했는지 여부 등을 문의했지만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