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15조원을 투입해 경기도 이천에 M16 신공장을 건설한다.
올해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SK하이닉스는 내년 초 청주 M15 공장 가동에 이어 이천 M16 공장 투자를 시작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규모 고용창출을 이끄는 투자의 경우 규제를 패키지로 풀기로 했다.
2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빠르면 이번주 내 한 대기업이 약 3조~4조원 규모 투자 발표를 할 것”이라면서 “중기로는 15조원 가량 되는 투자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리가 언급한 회사는 SK하이닉스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기업이 투자하는데 있어 여러 가지 애로사항을 같이 고민하고 관계부처가 협의하면서 해결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각 부처는 SK하이닉스 신공장 투자와 관련 각종 규제를 한꺼번에 풀어 조기 투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가동을 시작한 M14 경기도 이천 공장을 건설하는 과정에서는 무려 7년이 넘는 규제 완화 기간이 걸렸지만 이번에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의 이천 M16 공장 건설은 이미 예정돼 있었던 것이지만 '이번주 발표'는 처음 나온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연일 사상 최고 실적을 쓰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적기에 필요한 메모리 물량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부터 착공해놓고, 생산 품목이나 규모는 이후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2분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도 54%를 기록, 전 분기 최대 기록(50%)을 갈아치웠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에도 메모리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반도체 고점' 주장에 반대 의견을 냈다.
2분기 SK하이닉스는 매출 10조3705억원, 영업이익 5조5739억원, 순이익 4조328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영업이익·순이익 모두 각각 19%, 28%, 39%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55%, 85%, 75%나 급증했다.
강한 메모리 수요 활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큰 폭의 출하량 증가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하반기 D램 시장도 좋을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계 투자 계획 상향과 신규 클라우드 서비스 출시 등으로 서버용 제품 수요 성장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제품 또한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된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성수기 효과로 수요 증가가 전망됐다. 반면에 공급 측면에서는 D램 업계 생산량 확대 노력에도 과거 대비 심화된 공정 미세화 어려움으로 생산량 증가가 제한되면서 현재 공급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낸드플래시는 업계 4세대 3D 제품 전환 가속화로 공급이 증가하면서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모바일 제품을 비롯해 분야별 고용량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였다. 그러나 공급 증가로 인한 가격 하락도 있을 것이 예상된다. 다만 하반기 계절성 성수기 효과와 함께 가격 하락에 따라 수요 증가도 가속되면서 공급 증가분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SK하이닉스는 신규 공정 확대와 양산 가속화로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D램은 10나노급 공정 기술 비중을 수요 강세가 예상되는 서버와 모바일 시장 중심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낸드플래시는 4세대 3D 제품 양산 가속화에 집중, 고용량 모바일 제품과 기업용 SSD 수요에 대응한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