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에서 정규직 채용하는 과정 중 시험 문제를 미리 유출하고, 면접 질문을 알려주는 등 비리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간부 직원들이 이전에 함께 일하던 임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선발하기 위해서였다. 이들과 닿은 줄이 없는 다른 지원자들은 그야말로 채용 과정의 '들러리' 역할을 했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해 국립암센터 영상의학과 정규직 채용 과정에서, 자신이 출제한 필기시험 문제를 같은 부서의 임시직 직원 2명에게 유출한 혐의로 44살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공용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필기시험 문제를, 함께 근무하던 임시직 직원에게 유출한 혐의로 영상의학과 직원 B씨도 함께 구속됐다.
경찰은 A씨로부터 사전에 문제를 넘겨받아 평소 친분이 있던 다른 응시생들에게 유포한 임시직 직원 C씨와 D씨, 그리고 부하 직원에게 시험문제를 유출한 또 다른 간부직원 E씨 등 5명도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2018년 영상의학과 보건직 채용 시험에는 정규직 3명 채용에 178명이 지원했다. 약 60:1의 경쟁률이었고 임시직은 1명 채용에 26명이 지원, 26: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정규직 합격자 3명 중 2명은 필기시험 문제를 미리 본 부정합격자이고, 임시직 합격자 1명 역시 마찬가지인 셈이다.
경찰은 부정합격자 명단과 수사결과를 보건복지부에 통보했고, 해고 등 징계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성이 요구되는 공공의료기관에서 실력이 아닌 개인적 인연과 온정으로 부정을 저지른 사례”라며 “필기시험 문제 출제와 보관에 대한 구조적 문제도 확인된 만큼, 공정성을 확보할 방안을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