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1일)은 춘분이다. 24절기의 네 번째로, 경칩과 청명의 중간절기를 일컫는다.
이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 이처럼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날씨 덕에 예부터 농부들은 춘분을 한해 농사를 시작하는 시기로 삼곤 했다.
선조들은 이날을 '나이떡 먹는 날'이라 불렀다. 나이떡은 송편과 유사한 음식인데 온 식구가 모여앉아 나이 수대로 떡을 먹는다. 어린아이들은 크게 빚어서, 어른들은 작게 빚어서 나이 수만큼 먹었다. 특히 양반들은 마을의 머슴들을 불러 모아 일년 농사를 부탁하며 나이떡을 나눠 먹었기 때문에 ‘머슴떡’으로도 불렸다.
이날에 볶음 콩을 먹기도 했다. 겨우내 먹을 것이 없던 사람들은 콩을 볶아 먹을 수 있는 이날을 기다렸다고 알려졌다. 볶은 콩을 먹으면 새와 쥐가 사라져 곡식을 축내는 일이 함께 사라진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 봄나물을 먹으며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을 공급해주기도 했다.
선조들은 이날 날씨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년을 점치기도 했다. 당일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고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면 열병이 들어 만물이 자라지 못한다 해서 구름이 많고 어두운 것이 좋다고 여겼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