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DDR5 D램을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하는 DDR5 D램은 풀HD 영화 약 9편을 1초에 전달할 수 있을 만큼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한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D램을 가장 먼저 출시해 하이엔드 D램 시장을 선도한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DDR5 규격을 만족하는 D램 제품을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DDR5는 지난 7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발표한 차세대 D램 규격이다. 현재까지 범용으로 쓰이던 DDR4 규격 제품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 전력 효율성 등을 대폭 개선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 앞으로 주목받게 될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DDR5 제품 수요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해 2022년에는 전체 D램 시장의 10%, 2024년에는 43%로 지속 확대될 만큼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업계에서 처음으로 출시한 SK하이닉스의 DDR5 신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성능이 크게 개선됐다. 전송 속도는 이전 세대인 DDR4 3200Mbps보다 1.8배 빠른 4800~5600Mbps다. 5600Mbps는 용량이 5GB가량인 풀HD급 영화 9편을 1초 만에 전달할 수 있는 속도다.
여기에 메모리칩을 적층해 용량을 늘리는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이 더해지면 256GB 고용량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어 속도 개선과 고용량을 동시에 실현한다.
동작 전압은 1.2V에서 1.1V로 낮아져 전력 소비가 20% 감축됐다. 또 칩 내부에 오류정정회로(ECC)를 내장했다.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할 수 있는 D램 셀 내 1비트 오류까지 스스로 잡아내고 보정할 수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이 기술로 DDR5를 채용한 시스템의 신뢰성이 약 20배 향상될 것”이라면서 “특히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과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규격 공식화 훨씬 전부터 파트너사에게 제품 샘플을 제공하면서 DDR5 시대 개막에 대비해왔다. 2018년 11월에는 16Gb DDR5 제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이후 인텔 등 주요 파트너사에 샘플을 제공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시스템온칩(SoC) 업체 등과 현장 분석실공동 운영, 실장 테스트, 각종 시뮬레이션 등을 진행해 DDR5의 동작 검증을 완료했다. 또 D램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레지스터클럭드라이버(RCD),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 모듈 주요 부품 간 호환성 검증을 위해 글로벌 협력사와 긴밀한 연구를 진행했다. 시높시스, 르네사스, 몬타지 테크놀로지, 램버스 등 다양한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SK하이닉스와 DDR5 협력 의지를 다졌다.
캐롤린 듀란 인텔 부사장은 “인텔과 SK하이닉스는 JEDEC 표준화로 초기 아키텍처 개념부터 DDR5 표준 스펙 개발에 이르기까지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성능 확보를 위해 시제품 설계와 검증 등에 양사가 협업해 고객 대응 준비를 완료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DDR5 제품과 기술을 기반으로 고용량, 저전력 D램 시장을 앞서나가겠다는 포부다.
오종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세계 최초로 DDR5 출시를 하게 돼 D램 시장에서 미래 기술을 선도하게 됐다”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프리미엄 서버 시장을 집중 공략해 서버 D램 선도 업체 위상을 더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