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와 공공기관은 디지털 뉴딜 사업 일환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한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일반경쟁 입찰에 따른 계약 절차는 공공기관이 조달을 요청하면 사전공고와 입찰공고, 입찰을 거쳐 낙찰자 선정과 계약을 체결하고 납품하는 매우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기존 계약방식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적기에 반영하는 것에 걸림돌이 되었기에 디지털 서비스 도입에 특화된 제도 필요성이 높아졌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확산 등으로 세계 디지털 서비스 산업은 급성장하지만 국내 디지털 서비스 산업은 유통 채널 부족으로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딘 상태다.
정부는 국가기관의 효율적인 디지털 서비스 도입과 국내 클라우드 기업 성장 마중물이 될 '디지털 서비스 전문계약제도'를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했다. 2021년이 공공 부문 클라우드 도입 확산 원년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복잡한 계약 절차 배제하고 수의계약 가능해져
디지털 서비스 전문계약제도는 한마디로 공공에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할 때 입찰을 거치지 않고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정부 및 국가기관이 '디지털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등록된 디지털 서비스를 수의계약할 수 있다. 기존 복잡한 절차를 배제하고 사전 심의를 통해 등록된 서비스를 국가기관이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디지털 서비스 이용지원시스템에 심사신청을 하면 심사위원회는 이를 평가, 선정해 이용지원시스템에 등록한다. 수요가 있는 국가기관은 이용지원시스템에 카탈로그식으로 제공되는 서비스 목록을 보고 필요한 서비스를 선택해 계약을 진행하면 된다. 지난해 11월 20일, '제1차 디지털 서비스 심사위원회'를 통해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클라우드 컴퓨팅 지원 서비스, 융합 서비스 분야에서 13건 디지털 서비스가 선정돼 국가기관 대민서비스가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을 앞두고 있다.
제도는 공공수요를 마중물 삼아 국내 클라우드 시장 성장을 견인하겠다는 것으로, 전문 중소기업 기대도 크다. 지난해 12월 기준 800억원 이상 서비스 계약이 성사됐고 1월까지 1000억원 계약이 전망되고 있으며 50개 이상 디지털 서비스가 선정 심사를 신청할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선도기업으로서 이끌어 나간다
서비스형 인프라(IaaS)로 선정된 KT 'G-클라우드 서비스'는 국내 최초로 공공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획득해 이미 200여개 중앙부처 및 공공기관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다. KT는 공공기관에 개방형 OS를 제공하는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 보안인증을 진행하고 있어 공공기관이 향후 진행할 디지털 혁신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KT는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 제도 및 공공부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선도기업으로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가비아는 제1호 공공 클라우드 사업자로 오랜 클라우드 사업 경험과 운영역량을 갖춘 기업이며 G-클라우드를 통해 IaaS 서비스에 선정됐다. 가비아 관계자는 “지난해 공공기관 클라우드 도입 문의가 많았다”라며 “동시에 많은 AI와 빅데이터와 관련 사업을 수주하는 등 공공부문 클라우드 전환 움직임을 체감했다”면서 공공 진출이 본격화하는 올해 더욱 큰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풍부한 경험으로 만족도를 높인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선정된 더존비즈온 '위하고V(WEHAGOV)'는 협업, 소통 및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정부·공공기관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디지털전용 쇼핑몰 카탈로그에 올랐다. 기존 위하고 서비스의 국가기관용 버전인 위하고V는 고객관리, 전자결재, 프로젝트 관리, 출퇴근 관리, 클라우드 스토리지, 메신저, 영상회의, 메일, 웹오피스, 문서협업 등 기능이 탑재돼 이를 기반으로 프로젝트 중심 협업과 소통, 유연한 업무환경이 가능하다.
더존비즈온은 이미 풍부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을 갖춰 공공부문 사용자들이 정보기술(IT) 이슈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업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어필하고 있다. 또 이를 통해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 간 디지털 혁신 격차를 크게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멀티 클라우드 매니지먼트 기업 디딤365 클라우드 지원서비스 '디딤365 매니지드 서비스'는 매니지드 부문에서 유일하게 선정됐다. 디딤365가 국내 클라우드 MSP(Management Service Provider) 중 단일 기업으로 가장 많은 공공기관 클라우드 시스템 전환 및 구축·운영 경험을 갖춘 것과 연중 24시간 무중단 운영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점이 주효했다. 디딤365 매니지드 서비스는 클라우드 구축 및 분석 컨설팅, 운영관리, 마이그레이션, 아키텍처 점검 및 통합운영관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멀티 클라우드 기반에서 다양한 공공기관 환경에 맞춘 전문적인 클라우드 매니지드 서비스를 지원한다.
김정수 디딤365 영업컨설팅본부장은 심사 통과를 계기로 “올해 '디딤365 매니지드 서비스' 수요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클라우드 지원 조직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컨설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프라닉스는 이번 심사에서 SaaS와 IaaS 두 분야에 선정됐다. 인프라닉스 공공기관 전용 통합클라우드 서비스 '시스티어 지 클라우드(Systeer G-Cloud)'는 KT 공공 클라우드 G-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인프라 서비스와 인프라 운영. 관리, 보안관제 및 KT 파스타(PaaS-TA/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등을 제공한다.
특히 시스티어 지 클라우드는 'M-Center'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클라우드 서버와 보안성 인증을 획득한 엠콘솔 사스 서비스를 이용, 24시간 365일 상시 장애 모니터링 및 매니지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G-클라우드 전용 IPS(CC인증 EAL4), FW(CC인증 EAL4)을 기본 제공해 보안성을 강화했다. 송영선 대표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좀 더 쉽게 공공에 제공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겨 고무적”이라면서 “카탈로그 형식 수의계약을 통해 공공기관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제공 업체는 판로를 확대할 수 있어서 매우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기술력을 갖춘 작은 기업이 좋은 서비스만 잘 만들면 조달을 통해 공급이 가능해진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좀 더 품질에 집중할 수 있어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며 크게 활성화될 시장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 통합 서비스인 시스티어 지 클라우드가 많은 공공기업에서 사용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제도를 기회로 글로벌 진출을 노린다
NHN은 공공기관용 협업툴 '토스트(TOAST-G Workplace Dooray!)' 심사를 통과시켰다. 클라우드 SaaS형으로 지속적인 기능·보안 업그레이드를 제공하는 협업툴로서 이번 공공시장 진출을 통해 국내 시장 내 슬랙 및 지라 등 해외 서비스를 대체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NHN은 이를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크리니티는 공직 메일 구축 및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사용자 75만명 이상 대형 사이트, 공공기관, 교육기관, 금융기관 등에 안정적인 메시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크리니티 '크리니티 G-클라우드 공공메일' 서비스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SaaS 보안인증을 획득, 공공기관 보안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다양한 운용체계(OS)와 브라우저 지원을 위한 웹 표준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 요구에 따라 퍼블릭,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형태 서비스가 가능하다. 유병선 대표는 “공공기관은 초기투자나 비용 없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고 이미 보안성이 입증된 이상 해당 업무나 네트워크 방화벽 관리 등에 대한 인력 소모가 줄어 본연 업무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기업도 선정되는 과정은 힘이 들겠지만 일단 선정이 되면 공공기관에 판매가 수월해져 윈윈”이라고 전했다. 이어 “국내 많은 기업이 클라우드로 전환할 것”이라면서 “보안 등 기술력은 경쟁사보다 우월한 만큼 확대되는 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게 노하우를 잘 살려 추후 해외 진출도 노려보겠다”고 전했다.
정부는 2025년까지 행정·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정보시스템 22만4000대의 83%인 18만5000대를 모두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디지털 서비스 전문계약제도를 그 신호탄으로 쏘았다. 국내 디지털 서비스 전문 기업이 이번 제도 변화 등을 통해 한 단계 크게 도약해 국내는 물론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이호 넥스트데일리 기자 dlghcap@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