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으로 M&A 대상을 신중히 검토해 왔으며, 이에 따라 많은 준비가 된 상태.”
“지금까지 준비해온 것을 토대로 이번 정책 기간 내에 의미 있는 규모의 M&A를 실현할 가능성이 크다.”
최윤호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사장(CFO)이 지난 1월 28일 삼성전자 2020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한 발언이다. 삼성이 M&A에 관해 공식적으로 예고한 건 이례다.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인만큼 시장이 들썩였다. 삼성전자가 언제, 어떤 기업을 사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과 관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은 M&A에 대해 이미 상당 부분 검토를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주주 환원 정책 기간이 3년 단위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3년 안에 M&A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지만 당장 올해 안에 대형 M&A를 성사시킨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의 순현금 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104조원이다. 이 가운데 상당액을 배당이나 시설 투자에 쓴다고 하더라도 M&A에 충분한 총알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단위 M&A가 가능하다. 삼성전자가 추진한 M&A 중 최대 규모는 2016년 하만 인수 건이다. 당시 80억달러, 한화로 약 9조원을 투입했다. 엄청난 사내 유보금을 비축한 만큼 최 사장이 언급한 M&A 계획은 이보다 훨씬 큰 규모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어떤 기업이냐는 것이다. M&A 대상에 따라 관련 시장 판도가 뒤바뀔 수도 있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핵심 미래 먹거리 중 하나가 될 것이란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이 던질 '한 수'를 읽기 위한 시장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지금까지 도전하지 않았던 분야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M&A 연착륙을 위해서라도 삼성전자가 '잘 아는' 분야일 공산이 크다. 이에 업계에서는 반도체 분야를 첫손으로 꼽는다. 그 중에서도 최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차량용 반도체와 파운드리가 손꼽힌다.
특히 차량용 반도체 기업이 유력 후보군으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파운드리도 배제할 순 없지만 삼성전자가 직접 설비 투자를 나서 인프라를 증설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 때문에 M&A 후보로 파운드리보다는 차량용 반도체 업체가 높다는 게 중론이다. 만에 하나 파운드리 M&A를 추진할 경우 후보로 글로벌 파운드리가 언급된다.
차량용 반도체 경우 후보가 꽤 있다. 주요기업의 시장 점유율도 비등하다. 후보로 언급되는 회사는 네덜란드 NXP, 독일 인피니언, 일본 르네사스,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다.
│왜 차량용 반도체인가
기업별 분석에 앞서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왜 차량용 반도체인가'라는 질문이다. 해답은 차량용 반도체 산업 전망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들은 2020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를 최대 450억달러로 잡고 있다. 조사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400억달러 안팎 규모라는 게 중론이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의 2020년 반도체 시장 전망이 4331억달러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시장 중 차량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하긴 어렵다.
특히 자동차 안에 들어가는 부품을 고려하면, 비중은 더욱 낮아진다. 현재 내연기관과 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자동차 생산 원가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는 470달러를 차지한다. 자동차 전체 생산 원가 내 비중을 따지면 약 2%에 불과하다. 그만큼 시장 규모가 작다.
하지만 성장세를 눈여겨봐야 한다. 삼성의 M&A 후보군으로 차량용 반도체가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성장성이다.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는 전장화되고 자율주행 등 첨단화하면서 반도체 사용금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차량 당 반도체 사용금액은 연평균 5%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이 부쩍 성장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사용금액은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IHS마킷과 스태티스타 등에 따르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전기차에서 반도체 사용금액은 92% 증가할 전망이다. 자율주행도 레벨에 따라 반도체 사용금액이 늘어나는데, 레벨2에서 레벨2.5로 올라갈 때 반도체 사용금액은 8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레벨 4 자율주행 차량이 나올 경우 반도체 사용금액은 여기서 3배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시장 조사업체의 예측이다.
이는 전기차 모델만 판매하며 자율주행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테슬라를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자율주행 레벨 2 전기차 모델3의 경우 반도체 사용금액은 1700달러로 추정된다. 내연기관보다 4배 가량 많다. 모델 3 생산원가 중 약 6%를 차지한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라는 자동차 패러다임 변화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2026년 676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KPMG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연평균 6~7% 성장해 2040년 1500억~2000억달러 규모로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마평에 오른 차량용 반도체 기업, 어떤 회사들인가
차량용 반도체는 절대 강자를 찾기 힘든 시장이다. 업계 1위는 당연히 존재한다. 하지만 다툼이 치열하고 기업간 M&A 등으로 순위가 뒤바뀌는 사례도 잦다. 치열한 경쟁 시장 속에서도 그나마 지속 성장할 만한 곳이 바로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다.
「NXP」
NXP는 네덜란드 회사다. 2004년 필립스 반도체 사업부문에서 분사해 설립됐다. 2019년 기준 차량용 반도체 시장 점유율 21%를 차지한 명실상부 1위 기업이다. 다만 2020년에는 인피니언이 사이프레스를 인수하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NXP는 테슬라를 비롯해 포드·혼다·토요타·현대·BMW 등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그만큼 차량용 반도체가 매출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 절반 정도가 차량용 반도체에서 나오고 있다.
NXP는 M&A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회사이기도 하다. 2016년 퀄컴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NXP를 440억달러에 인수하려고 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반도체 역사상 최대 규모라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계약까지 됐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퀄컴과 NXP가 합병하기 위해서는 영향을 받는 9개 국가에서 승인을 받아야 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승인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8개 국가는 합병을 승인했지만, 중국이 몽니를 부리면서 결국 인수 계약을 파기됐다. 퀄컴은 위약금으로 NXP에 20억달러를 지불했다.
삼성의 M&A 전략에서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기업이 NXP다. 이미 수차례 삼성의 인수 대상 기업으로 NXP가 자주 언급됐다.
NXP를 인수하면 차량용 반도체 뿐만 아니라 산업용, 사물인터넷, 모바일, 기지국 통신장비용 반도체 등 NXP의 또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NXP 시가총액은(2월 16일 기준) 543억8100만달러(약 59조7900억원)다.
「인피니언」
2019년 사이프러스를 인수하면서 독일 인피니언은 차량용 반도체 시장 2인자가 1위로 올라왔다. 2020년 기준 세계 10대 반도체 회사 중 하나다.
인피니언의 특징은 차량용 반도체 1등 기업임에도 차량용 외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가 탄탄하다는 점이다. 물론 가장 큰 비중이 차량용이긴 하지만 NXP보다 조금 낮다. 2020년 기준 인피니언의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41% 수준이다. 인피니언 지난해 매출은 85억6700만유로(사이프러스 사업 매출 8억5000만유로 포함)에 차량용 반도체는 35억4200만유로다.
차량 외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전력 및 센서 시스템, 산업용 전력 시스템, 커넥티드 보안 시스템 등이 있다. 각각 26억5000만유로, 14억600만유로, 9억5300만유로다. 특히 커넥티드 보안 시스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성장하면서 인피니언의 신성장 동력으로 부상했다. 사이프러스 인수 효과가 컸다.
NXP와 르네사스가 MCU에 강점을 보인다면(인피니언은 MCU 3위, 19%), 인피니언은 전력 반도체 최강자다. 전력 반도체 시장 점유율 19%를 차지하고 있는 인피니언은 20년 가까이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국 온세미컨덕터,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력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10억달러에서 2029년 5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역시 전기차 수요가 전력 반도체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인피니언을 인수한다면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전장 사업의 기본 인프라를 탄탄히 할 수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하만) 등에서 경쟁력을 이미 확보한 삼성이 전력 반도체와 MCU 등 전장 기본이 되는 시장을 공략할 체력을 갖출 수 있다. 인피니언 시가총액은 469억5500만달러(약 62조6700억원)다.
「르네사스」
일본 르네사스는 부침이 심한 기업이다. 2003년 히다치와 미쓰비시가 조인트벤처로 설립한 르네사스는 2010년 NEC 반도체 부문까지 통합하며 몸집을 키웠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으로 경영위기에 빠졌지만 2013년 브로드컴에 통신사업부를 매각하는 등 혹독한 구조조정으로 2014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6년 미국 반도체 기업 인터실을 인수하며 반등했다. 당시 인수 금액은 32억1900만달러였다.
하이브리드 차량이나 전기차의 배터리 전압을 제어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터실을 인수하며, 르네사스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르네사스의 몸집 불리기는 2018년에도 계속됐다. 미국 반도체 설계업체인 인터그레이티드디바이스테크놀로지(IDT)를 인수한 것. 반도체 설계·개발에 강점 있는 미국 기업을 인수하며 한층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르네사스가 IDT를 사는데 쏟은 금액은 60억달러다. 당시 일본 반도체 업계 M&A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 같은 해 르네사스는 회사의 기술력을 수익화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발표하기도 했다. 르네사스가 다루는 반도체 가운데 40개 정도의 설계 정보를 라이선싱하는 수익 모델이다.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직접 제조하지 않는 전자 부품 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을 전개하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르네사스는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NXP와 인피니언 다음인 점유율 3위 업체로 등극했다. 약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차량용 MCU 경우 NXP와 함께 시장 점유율(31%)로 공동 1위에 올랐다. 2019년 과잉 재고와 중국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크게 줄면서 약 2개월 간 공장 가동을 중단한 적도 있다. 이 때 주식 시장이 술렁거렸고 르네사스는 하한가를 치는 등 어려움 상황에 직면하기도 했다.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인해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르네사스는 지난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와 자율주행에 사용되는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는 등 성장 시장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르네사스 경우 일본과의 관계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M&A 대상이 되는데 걸림돌이 많다. 또 지진으로 인한 공장 가동 중단 등 리스크도 상존한다. 그러나 르네사스 반도체가 세계적 반도체 유통 회사인 르네사스 이스톤 등을 주요 고객사로 삼고 있는 만큼, 유리한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르네사스 매출 비중으로는 크진 않지만 토요타, 포드, 혼다, 닛산, 폭스바겐 등 완성차 업체도 주요 고객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르네사스는 애플도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매출 비중도 약 2% 안팎이다. 르네사스 시가총액은 2조1900엔(약 22조8300억원)이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는 1954년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회사로 유명하다. 이를 통해 세계 최초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만들었다. 집적회로를 처음 만든 것도 TI의 연구원(잭 킬비)이었다. 1971년 단일칩 마이크로컨트롤러를 개발하면서 반도체 역사에서 세계 최초 기록을 써나갔던 회사다.
TI 경우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NXP, 인피니언, 르네사스 등에 밀려 4위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약 14%다. 하지만 아날로그 반도체 전체 시장으로 봤을 때는 세계 최강이다. IC인사이트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아날로그 반도체 시장 점유율은 TI가 단연 1등이었다. 매출로 보면 2위인 아날로그 디바이스의 2배에 달한다.
아날로그 반도체를 토대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위상이 상당하다. IC인사이트의 2020년 전망치에 따르면 TI는 반도체 상위 그룹 가운데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년 대비 한 단계 아래로 내려왔지만, 앞서 언급한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순위다. 바로 위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있지만 매출액 기준으로 큰 격차를 보이진 않는다.
특히 사업 영역 중 아날로그 반도체는 영업이익률도 좋다. TI가 최근 발표한 실적 발표에 따르면 TI 아날로그 반도체 매출은 108억달러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49억달러 정도인데 영업이익률이 45%에 달한다. 이러한 실적으로 최근 TI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한 바 있다. 다른 사업 영역인 임베디드 프로세싱과 기타 부분도 전년 대비 떨어지긴 했지만 각각 29%, 25%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다른 차량용 반도체 회사 대비 규모가 있는 회사다 보니 삼성이 인수할 경우 반도체 전체 시장에서 파급력이 막강해질 수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 순위는 2020년 기준 568억9900만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인텔의 738억9400달러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여기에 TI 매출 130억8800만달러를 더하면 717억8700만달러가 된다. 단순 계산이지만 1위인 인텔을 코앞에 두는 셈이다. 상황에 따라서 반도체 매출 1위를 쟁탈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다만 이를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TI 시가총액은 1653억1200만다러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81조원이 넘는다. 삼성의 M&A 총알을 고려했을 때 부담이 크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마이크로)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유럽의 글로벌 종합 반도체 회사다. 1987년 이탈리아 SGS마이크로일렉트로니카와 프랑스 톰슨SA의 반도체 사업부가 합병해 설립됐다. 디지털 가전용 주문형 반도체, 모바일, 메모리, 차량용 반도체, 전력 반도체, 컴퓨터 주변 장치용 반도체 등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하다. 이중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13%로 5위 사업자다.
사업 영역별로 매우 균등한 비중을 보여준다. 차량용 반도체는 사업 비중 가운데 약 37%를 차지한다. 아날로그, 멤스, 센서 등은 33%의 비중을 가지고 있다. 마이크로컨트롤러와 디지털 IC도 30% 수준이다. 차량용 반도체 외에도 회사를 이끌어갈 성장 동력이 분산되어 있어 안정감이 있다.
ST마이크로의 매력 중에는 실리콘카바이드(SiC) 칩이 있다.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보다 열에 강한 SiC는 내구성과 소형화 등 강점을 앞세워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 받는다. 특히 전력 반도체 시장에서 SiC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IHS에 따르면, SiC 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29%씩 성장, 2020년 5억5500만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올해부터는 연평균 40%씩 급성장해 2022년에는 10억8300만달러 규모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ST마이크로는 이 SiC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 전기차 모델 3에 SiC 반도체를 최초로 공급한 바 있다. SiC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SiC 웨이퍼 기업 노스텔AB를 아예 사들였다. SiC웨이퍼 강자인 크리와 SiC 웨이퍼 공급 계약을 기존 2배인 5억달러로 늘리면서 시장 공략에 채비를 마쳤다. 이를 기반으로 ST마이크로는 현재 매출 비중 1.5%에 불과한 SiC 사업을 2025년까지 매출 비중 10%(10억달러)로 키우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 중 70%는 테슬라 향이다.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는 질화갈륨나이트라이드(GaN) 반도체에 투자도 적극적이다. GaN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보다 전력 스위칭 속도가 빠르다. 중·저전압 반도체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ST마이크로는 지난해 프랑스 GaN 반도체 기업 엑사갠 지분도 다수 취득했다. 고전압의 SiC 반도체와 중·저전압의 GaN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으면서 차세대 반도체 시장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ST마이크로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13%), 보쉬, 시스코, 콘티넨탈, HP, 모빌아이, 삼성, 씨게이트, 웨스턴디지털, 테슬라, 화웨이 등이 있다. ST마이크로를 확보할 경우 자동차 분야 외 통신과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을 품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ST마이크로 시가 총액은 329억유로(약 44조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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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