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메모리 가상화 솔루션 국산화에 착수했다. 소프트웨어정의데이터센터(SDDC), 클라우드 등 메모리 사용이 많은 분야에서 외산 대체 효과를 거두고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엄상호 시스기어 대표는 15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메모리 가상화 솔루션 국산화를 진행한다”면서 “5월께 메모리 가상화 솔루션 프로토타입(초기 버전)을 내놓고 연말쯤 정식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엄 대표는 “국내외 주요 파트너와 함께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덧붙였다.
메모리 가상화 기술은 각각 다른 기기(머신)에 있는 메모리의 남는 자원을 가상화 기술로 한데 뭉쳐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예를 들어 A 기기에 남는 메모리 용량 40%를 B 기기 메모리로 가져와 B 기기의 메모리인 것처럼 사용이 가능하다.
유휴 자원을 활용하고 메모리 사용을 극대화, 프로세스 처리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게 강점이다.
서버, 스토리지 등을 가상화하는 기술은 VM웨어, 시트릭스 등 외국계 기업이 주도했다. 메모리 가상화 분야 역시 이들 기업과 또 다른 외국계 기업인 스케일엠피가 이끌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선 이 분야 핵심 개발사가 없다.
기술을 이전하는 ETRI는 2018년부터 메모리 가상화 기술 개발에 투자했다. 지난해 기술이 성숙했다고 판단, 기술 이전을 공고했다. 여러 후보 기업 가운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시스기어에 기술을 이전했다.
엄 대표는 “메모리 가상화 솔루션 국산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면서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 인력을 충원한 덕에 기술 이전 마무리에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가 자동화되고 SW 활용 비중이 높아질수록 자원 활용도 제고와 관리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가상화가 필수다. 특히 메모리 가상화 기술은 SDDC, 클라우드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엄 대표는 “SDDC는 서버, 스토리지 등 모든 요소를 SW로 가상화해 제공하지만 아직 메모리 가상화 부문은 시장이 성숙하기 전 단계”라면서 “SDDC를 비롯해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는 기업이나 프라이빗 클라우드 분야에서도 메모리 가상화 수요가 높기 때문에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기어는 올해 말 제품 정식 출시와 함께 국내와 해외 시장을 동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엄 대표는 “외산 대체 시장 규모를 최소 200억원대로 예상한다”면서 “해외 사업은 글로벌 대형 파트너사와 이미 긴밀히 논의하고 있다”면서 “내년부터 북미 시장을 목표로 해외에서도 좋은 결과를 맺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시스기어, ETRI서 기술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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