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투자한 포티투닷이 '마카롱 택시'(법인명 KST모빌리티)와 추가 투자를 통해 협력을 강화한다. 현대차와 포티투닷은 투자 관계뿐만 아니라, 송창현 포티투닷 대표가 현대차·기아의 TaaS(서비스형운송)본부장(사장)까지 겸직하고 있는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이들은 마카롱 택시의 수익성에 주목하기 보다는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차량 데이터 확보나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 실행 채널로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티투닷은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모빌리티 연구개발(R&D)을 위한 전략적 관계다. 현대차그룹을 더 이상 완성차 제조업체가 아니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 탈바꿈하려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모빌리티 서비스 비전을 실현할 중요한 협력사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KST모빌리티가 투자 유치를 추진하면서 포티투닷과 협상에 들어갔다.
이미 포티투닷은 KST모빌리티와 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KST모빌리티 대표에 송창현 대표 최측근인 정원조 전 포티투닷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선임됐고, KST모빌리티는 KST홀딩스 등 계열사와 함께 입주한 서울 중구 사무실에서 최근 포티투닷이 위치한 서초구 양재동 사옥으로 이전했다.
포티투닷과 KST모빌리티 간 협력이 강화되면 현대차·기아의 TaaS 사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KST모빌리티 지분 9%와 포티투닷 지분 25.77%를 보유하고 있다. 또 포티투닷 창업자이자 대주주인 송창현 대표는 지난 4월 신설된 현대차기아의 TaaS본부장(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송 대표는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모빌리티 서비스의 전략 수립부터 기획·개발·운영까지 전담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마카롱 택시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각종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 모델을 시험할 가능성이 짙다. 최근 현대차가 발표한 '펫 택시'부터 합승까지 가능한 차량공유형 택시, 고정 고객의 구독서비스, 신차 시승 등이다.
여기에 포티투닷의 핵심인 자율주행 플랫폼도 마카롱 택시를 통해 각종 차량 운행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며 완성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전기택시 등 각종 차량에서 충·방전과 배터리시스템 데이터를 확보, 전기차 관련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 구현에 필요한 지도 데이터 확보에도 긍정적이다. 포티투닷은 카메라 기반의 지도 갱신 하드웨어(HW) '맵퍼'를 개발, 보유하고 있다. HD맵이 아닌 SD급 지도로도 자율주행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KST모빌리티의 마카롱 브랜드는 직영 160대를 포함해 가맹까지 5000~6000대 규모의 택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택시에 맵퍼 장비를 장착하면 방대한 정보를 수집, 자율주행에 필요한 지도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
KST 측 고위 관계자는 “현재 포티투닷과 협의 중이며, 전략적 투자가 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서 “KST모빌리티가 자금난을 겪고 있어 자구책 마련에 포티투닷뿐만 아니라 주주인 NHN, 현대차 등과도 머리를 맞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티투닷 관계자는 “KST 측과 진행 중인 건 없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