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퀄컴과 아마존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파운드리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3년 뒤 2나노미터(㎚) 수준의 반도체 공정 기술을 구현한다는 로드맵도 내놓았다. TSMC와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기술 개발 경쟁이 한창인 가운데 후발주자인 인텔이 2나노 수준 기술을 언급, 주목된다.
'종합반도체기업(IDM) 2.0' 로드맵을 앞세운 인텔이 파운드리 공세를 본격화하면서 파운드리 시장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은 26일(미국 서부 시간) 온라인 기술 전략 설명회 '인텔 액셀러레이티드'에서 2025년까지 반도체 공정 기술 로드맵을 소개하고 세계 최대 통신 칩 회사인 퀄컴과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한 인텔 'IDM 2.0' 전략 발표 후 첫 파운드리 고객사다. 퀄컴은 지금까지 스냅드래곤 등 핵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생산을 TSMC와 삼성전자에 맡겨 왔다. 이번에 인텔이 가세하면서 3파전이 불가피해졌다. 퀄컴 칩은 물량이 많고 품목이 다양한 만큼 누가 더 많은 칩을 생산하느냐에 따라 파운드리 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인텔은 2024년 퀄컴 칩을 생산할 예정이다.
AWS는 인텔 차세대 패키징 서비스 고객사가 됐다. 인텔은 설명회에서 공개한 '포베로스 옴니' '포베로스 다이렉트' 등 신 패키징 기술을 AWS 칩 생산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매우 오랜 시간 동안 두 고객사와 기술적으로 깊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서 “퀄컴과의 협업은 '주요 모바일 플랫폼'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인텔은 향후 4년 동안의 구체적인 반도체 공정 로드맵도 공개했다. 2024년까지 2나노 수준의 공정 기술인 '인텔 20A'를 선보이고 2025년에는 1.8나노 수준인 '인텔 18A' 공정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인텔은 기존 ㎚ 단위 공정 기술 명칭을 버리고 0.1㎚인 '옹스트롬'(Å)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경쟁사의 ㎚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독자 명칭으로 차별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인텔이 계약한 퀄컴 칩이 인텔 20A 공정으로 생산될 예정이다.
인텔이 핀펫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트랜지스터 아키텍처 '리본펫'도 주목된다. 반도체 내 전류를 제어하는 게이트와 채널 접합면 수를 늘린 기술로 TSMC가 2나노에,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적용 예정인 '게이트올어라운드'(GAA)와 동일하다. TSMC는 2023년, 삼성전자는 2022년 GAA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인텔 리본펫은 2024년 양산 예정이어서 GAA 기술 경쟁에서도 정면승부가 예고됐다.
인텔은 ASML이 독점 공급하는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하이 NA)도 우선 공급받기로 했다. 초미세 회로를 그릴 수 있는 노광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 반도체 공정 주도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겔싱어 CEO는 “오늘(26일) 공개된 혁신 기술은 인텔 제품 로드맵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파운드리 고객에게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제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의 활약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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