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디스플레이 폼팩터 혁신에 나선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을 선도해 온 두 회사는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글로벌 테크 코리아 2021' 3일차 디스플레이·소부장 세션 기조연설을 통해 13인치 스트레처블 OLED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스트레처블 OLED는 단어 뜻 그대로 신축성이 있는 디스플레이다. 디스플레이 화면이 표시되는 내용에 맞춰 입체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날 공개한 작동 영상에서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입체감 표현에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용암이 흐르는 영상을 스트레처블 OLED로 표현하자 용암 움직임에 맞춰 화면이 늘었다 줄어들면서 영상이 더 사실감 있게 표현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에 열린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전시회에서 세계 최초로 스트레처블 OLED를 공개했다. 당시 제품은 9.1인치였다. 회사는 기술을 발전시켜 13인치까지 스트레처블 OLED 크기를 확대했다. 디스플레이가 늘어나는 정도도 전보다 향상되는 등 삼성디스플레이의 스트레처블 기술이 상당히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는 구현 난도가 가장 높은 기술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스트레처블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종착점이란 평가도 있다.
이창희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은 “스트레처블 OLED 변형 정도가 과거에는 5% 정도였지만 지금은 전보다 크게 향상됐다”면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로 폴더블폰이 상용화한 것처럼 앞으로는 슬라이더블, 롤러블, 스트레처블와 같이 다양한 디스플레이 등장으로 완제품에서도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LG디스플레이도 디스플레이 폼팩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김점재 LG디스플레이 기반기술연구소장은 기조연설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부품을 사용하는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OLED는 구조가 단순해서 형상을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다”면서 “디자인과 폼팩터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디스플레이”라고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TV·정보기술(IT)·모바일 시장에 머물지 않고 건축·교통·가구 등 신시장으로 확대하기 위해 커브드나 롤러블, 투명 O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소장은 “디스플레이 폼팩터를 위해서는 재료 고도화가 필요하다”면서 “접히는 폴더블을 넘어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로 가기 위해선 늘어나는 기판과 화면을 보호하는 커버 윈도 신소재 개발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