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3분기 흑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작년 3분기 대규모 품질 비용을 반영했던 기저효과 영향이다.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품귀 현상 장기화되고 있으나,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3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조799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3분기에는 약 2조1000억원의 세타 엔진 관련 품질 비용 반영으로 3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3분기 매출 컨센서스는 29조4713억원으로 작년 동기(27조5758억원) 대비 6.87% 증가할 전망이다.
기아도 품질 비용 기저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조3301억원으로 1조2600억원 수준의 품질 비용을 반영했던 작년 3분기 대비 581.39%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컨센서스는 17조7161억원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둘러싼 반도체 수급 차질 우려는 3분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말레이시아의 반도체 후공정 업체 유니셈이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가동 중단에 돌입하는 동남아시아 지역 반도체 생산 업체들은 정상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애초 3분기에는 2분기보다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다수 자동차 업체들이 반도체 공급망의 일부를 동남아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수급 우려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 각각 7만대와 6만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현대차는 세타 엔진용 전자제어장치(ECU)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급 차질로 이달 들어서만 5일간 아산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는 계획 대비 8월은 약 10%, 9월은 약 20%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아도 국내 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에도 국내는 물론 주력 시장인 미국과 유럽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이며 수요가 계속되고 있는 점은 호재다. 현대차·기아는 8월 미국에서 11만5184대를 판매해 작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으나 이 가운데 친환경차 판매는 8312대로 124.4% 증가했다. 특히 현대차는 5817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해 작년보다 245.4% 급증했다.
유럽에서 처음으로 월간 점유율 10%를 넘어선 것도 주목된다. 현대차·기아는 8월 유럽에서 작년 동기 대비 0.2% 감소한 7만3060대를 판매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시장 전체 판매가 감소한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비교적 선방하면서 시장 점유율을 작년보다 1.8%포인트(P) 상승한 10.1%까지 끌어올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