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하고 기품이 있으며 아름답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는 '우아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럭셔리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브랜드에 걸맞은 고급스런 디자인과 레인지로버 특유의 강력한 주행 안정성과 편안한 승차감을 두루 갖췄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랜드로버 상위 라인업 레인지로버의 4번째 모델이다.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이보크 사이에 자리한다. 모델명은 1969년 등장해 럭셔리 SUV 시장을 개척한 레인지로버 프로토타입에서 유래했다.
압권은 디자인이다. 2018 월드 카 어워드에서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수상할 만큼 완벽한 비율과 아름다운 실루엣으로 우아함을 표현했다. 플로팅 루프와 클램쉘 타입의 보닛, 매끄럽게 이어지는 웨이스트 라인이 레인지로버 벨라의 균형미를 극대화한다.
시승차는 레인지로버 벨라의 최상위 트림 P400 R-다이내믹 HSE 2021년형으로 날렵하게 다듬은 5개의 스포크로 구성한 21인치 휠을 장착했다.
실내는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변화를 줬다. 손에 잘 감기는 새로운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을 적용했다. 기존 로터리 방식 기어를 직관적 사용이 가능한 토글 방식으로 바꿔 조작성을 높였다. 실내에 사용한 최상급 소재들은 기품 있는 디자인을 완성한다. 부드러운 촉감을 지닌 가죽 시트가 몸을 잘 감싸준다. 운전석에서도 마사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압력이 높진 않지만, 장거리 주행 시 피로감을 줄여준다.
시동을 걸면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적용한 신형 인제니움 3.0ℓ I6 가솔린 엔진이 깨어난다. 엔진은 8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린다. 최고 출력 400마력, 최대 토크 56.1㎏·m의 넉넉한 힘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h를 5.5초 만에 도달한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250㎞/h에 이른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웅장한 차체가 묵직하게 움직인다. 기존 엔진보다 우수한 성능과 효율성을 제공하는 신형 엔진은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와 MHEV 기술로 작동하는 전기 슈퍼차저를 함께 탑재해 우수한 토크 응답성을 제공한다. 터보차저 차량 단점인 터보 래그(순간적 출력 지연) 현상도 거의 느낄 수 없다.
MHEV 시스템은 감속 시 수집한 전기 에너지를 48V 리튬이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벨트 일체형 스타터 모터를 통해 엔진 구동을 보조한다. 연속 가변 밸브를 적용해 공기 흐름 효율성을 극대화해 출력을 높이면서도 배출가스를 줄였다.
아름다운 디자인만큼 기품 있는 승차감이 인상적이다. 주행 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을 극도로 억제해 고급 세단과 흡사한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다. 랜드로버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과 4코너 에어서스펜션은 승차감을 높이는 요소다. 에어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 링크 방식으로 편안하게 노면 요철을 걸러낸다.
크고 무거운 차체에도 코너를 돌 때 흔들림이 적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최상의 접지력을 유지한다. 지능형 토크-온 디맨드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AWD)과 차체 움직임을 초당 500회 감지해 개선된 승차감과 핸들링을 제공하는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덕분이다.
운전자를 배려한 첨단 기술도 챙겼다. 레인지로버 벨라는 재규어랜드로버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피비 프로(PIVI Pro)를 새로 탑재했다. 스마트폰 인터페이스와 유사해 사용자 편의성이 높은 피비 프로는 주요 기능을 더 단순화시키고 자체 학습 기능을 더해 운전자가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SOTA(Soft Over The Air) 기능을 추가해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언제나 최신 상태 소프트웨어로 차량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피비 프로는 2개의 LTE 모뎀이 포함된 최신 내장형 듀얼 eSIM 기술을 활용해 성능 저하 없이 음악 스트리밍과 SOTA 업데이트 등 여러 기능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T맵 내비게이션을 기본 적용해 스마트폰 연결 없이 실시간 길 안내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레인지로버 벨라 2021년형 모델부터는 3D 서라운드 카메라와 도강 수심 감지 기능을 추가해 더 안전한 운행을 지원한다. 이오나이저 기능과 PM 2.5 필터를 적용한 실내 공기 청정 시스템은 쾌적한 차량 내 환경을 만든다.
복합 연비는 8.9㎞/ℓ이며 시승 당일 복잡한 도심에서 7㎞/ℓ,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 11㎞/ℓ 정도를 달릴 수 있었다. 친환경차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에 따라 해외에 먼저 선보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등 전동화 모델의 추가 도입을 기대해본다.
이날 시승한 레인지로버 벨라 2021년형 P400 R-다이내믹 HSE 가격은 1억1460만원이다. 랜드로버는 레인지로버 벨라 구매 고객에게 5년 서비스 플랜 패키지를 제공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