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온라인 교육과 영상회의, 확진자 동선 추적과 마스크 애플리케이션, 백신접종 예약시스템 등 정보통신기술(ICT)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효과적 ICT 기반 서비스·기술 개발 이면에는 ICT기금(정보통신진흥기금·방송통신발전기금)을 재원으로 활용한 연구개발(R&D) 성과가 반영됐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에 근거한 ICT분야 R&D 전문기관이다. 연평균 약 1조원 예산을 투입해 ICT 기술개발, 인재양성, 기반조성 사업을 진행한다. R&D 기획·평가·성과관리는 물론이고, R&D와 연계된 국내외 정책·산업·시장 흐름, 중장기 기술예측, 시장 전망 등을 분석하고, 개발 결과에 대한 기술사업화 등 R&D 전주기를 지원한다.
◇2021년 ICT R&D 1조3668억원 투입
IITP는 다양한 ICT 관련기관에 분산돼 있던 R&D기능을 통합해 2014년 6월 설립됐다. ICT기금을 주요 재원으로 하는 2021년 R&D 사업은 총 1조3668억원 규모로 추진 중이다.
연구개발 사업 투입 재원 중 정보통신진흥기금은 42.3% 수준으로 비중이 가장 높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30.3%를 차지한다. 사업 유형별로는 기술개발지원사업이 8878억원으로 64.1%를 차지한다. 인재양성 목적을 위한 사업에 20.2%, 나머지는 기반조성, 표준화 지원과 기술사업화에 사용된다.
기술개발 분야는 △통신·전파 △소프트웨어(SW)·클라우드 △차세대보안·블록체인 △융합·사회문제 해결 △디바이스·양자 △방송·콘텐츠 △인공지능(AI)·데이터 등 총 8개로 구분해 지원하고 있다. IITP는 ICT R&D 기획·평가·관리 혁신을 통한 미래성장동력 창출을 핵심 미션으로 설정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고 디지털 기술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에 집중한다는 목표다.
◇미래 성장동력 창출 기반조성
IITP는 올해 디지털 뉴딜 핵심과제 성과 조기 도출을 위한 R&D를 시작했다. 초성능·초대역 네트워크, 비대면 원격 협업 플랫폼, AI 반도체 설계 등이 대표적이다.
중장기 기술축적이 필요한 고위험·도전형 R&D는 작년보다 규모를 약 10% 정도 확대해 추진된다. 3차원 공간과 실감미디어 서비스가 가능한 미래 통신인 6G, 레벨4 이상 자율주행, 데이터 경제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개발 등 기술개발사업을 올해 본격 시작, 세계 최고 수준의 선도기술 확보를 위한 기반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준비도 시작됐다. ICT와 산업간 융·복합 서비스에 대한 에너지 지능화, 고효율·저손실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R&D사업도 새롭게 착수했다. PIM반도체, 차세대 AI 등 중장기 국가 전략분야 기술 확보를 위한 신규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ICT R&D로 사회문제 해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IITP는 ICT R&D를 통한 미래 핵심기술 확보와 동시에 국민생활을 개선할 수 있도록 2018년부터 사회문제해결형 R&D를 추진 중이다. 표정이나 입술 움직임 등을 실사에 가깝게 표현하는 '아바타수어기술'은 대표 성과다. 병원 입구 등에 설치해 청각장애인 진료예약을 돕고 있다.
병원에서 치매환자의 재활훈련 시 활용되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반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개발했다. 우리 일상생활과 직결되는 각종 이슈나 문제에 대해 ICT로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과제발굴 등 참여 노력을 하고 있다.
IITP는 사이버범죄 예방과 대응 기술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딥페이크와 보이스피싱을 판별하고, 다양한 정부부처와 협력해 불법촬영물 유포·확산을 막으며 디지털성범죄 예방 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감염질환 확산 예방을 위한 다중감각만을 이용해 폐질환 여부를 조기에 스크리닝하는 기술 개발, 영유아 행동 데이터 수집·분석을 안전한 보육환경 구축 등 재난안전과 복지증진 분야에도 지원을 지속한다.
◇중소기업 ICT 인프라 지원
IITP는 분야 중소벤처기업이 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DNA) 기반 기술을 융합서비스 개발을 촉진하도록 단말·장비, 디바이스 시험·검증 등을 지원하는 연구인프라를 조성해 운영한다.
'디지털 오픈랩'은 AI·5G 등 ICT 분야 최신 기술과 교통, 제조 등 이종산업 분야간 디지털 융합을 통해 국내 기업이 혁신적 제품과 서비스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5G융합서비스 테스트베드'는 이동통신사와 연계해 상용망 수준으로 기술개발에 필수인 실증을 제공하는 국내 유일의 연구인프라다. 서비스 공급자부터 소비자까지 유·무선 네트워크를 모두 연결해 대용량 VR·AR 콘텐츠 등 5G 서비스를 실증 가능하다. 테스트베드는 판교, 대전, 광주, 대구 등 전국 4대 거점에 설치됐다.
◇ICT 기업 기술혁신과 성장기반 확대 지원
IITP는 ICT R&D 연구성과가 중소기업으로 효과적으로 이전돼 기술경쟁력을 강화하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2020년 본격 추진되고 있는 ICT R&D혁신바우처사업은 중소기업이 대학이나 출연연구기관으로부터 ICT 관련 핵심기술이나 융합기술을 이전받아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대학이나 연구소가 보유한 기술이 빠른 시간에 산업 분야에 확산될 수 있어 ICT기금을 통한 정부예산의 투자효율성을 높이고 기업 성장을 통한 일자리 확대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ICT혁신바우처 사업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국고 기준 약 232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사업은 1년 이내 단기 사업화가 가능한 ICT 기반 이종 기술·산업 간 융합 신제품·서비스 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융합촉진형'과 AI·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ICT 분야 혁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중기지원형'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IITP는 4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등과 공동 주관한 '기술사업화 페스티벌 2021'을 통해 사업 성과물을 선보였다. 총 104건 우수 연구 결과물을 전시했다. 장애인용 웨어러블 디바이스 기술, 스마트 복약기, 비대면 모니터링 서비스 등 다수 사업지원 결과물이 주목받았다.
IITP 관계자는 “기술 흐름과 현장 수요에 부합하고 공정성에 기반한 ICT R&D사업 시행을 위한 다양한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ICT R&D 성과가 산업생태계 발전과 국가 성장동력 발굴에 기여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