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는 디지털 뉴딜을 실현시키는 기반동력이다. 인공지능(AI)이 두뇌, 데이터가 혈액이라면 클라우드는 두뇌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심장 역할에 해당한다. AI와 데이터는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맞물려 성장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은 ICT 기금(정보통신진흥기금·방송통신발전기금)을 활용해 디지털시대 핵심인프라인 클라우드를 확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민·관 협력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예약시스템에 클라우드를 적용, 반복되던 병목현상을 해결하며 사회적 효용을 입증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와 공공부문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 등 클라우드를 확산하기 위한 전략을 집중적으로 추진 중이다. 클라우드 활성화로 디지털 뉴딜 성공과 AI 강국 실현 기반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백신 예약시스템 클라우드 도입
상반기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 4차례 먹통 사태로 많은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7월 진행된 50~54세 대상 백신 예약과정에서 지속적인 서버 증설에도 1시간 내 1000건 이상 동시접속으로 111시간 이상 무한대기와 접속 중 튕김 등 장애가 발생했다. 200만명가량 접종 대상자 대비 4배 이상 인원이 시스템에 동시 접속해 지연 현상이 심화됐다.
대통령 지시로 부처 간 경계 없는 협력이 강조되면서 클라우드가 해결사로 떠올랐다. 과기정통부와 NIA는 18~49세 대상 백신 예약을 앞두고 네이버 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인증기관(네이버, 카카오, 패스, 휴대폰(KCB), 공동금융인증) 등이 참여하는 민관 합동 전담팀(TF)을 구성했다.
NIA가 클라우드 협력총괄 PM 역할을 맡고 네이버클라우드가 클라우드인프라를, 베스핀글로벌이 클라우드애플리케이션 개발·운영을 맡았다. 5개 인증기관이 폭주를 대비한 인증서비스 증설과 실시간 운영 등을 전담했다. 100여명에 이르는 클라우드 전문인력이 코로나19 백신 예약 시스템 개선에 참여했다.
◇민·관 협력으로 백신 예약시스템 성공적 개선
백신 예약 시스템을 개선을 위해 질병관리청 내부 예약시스템에서 병목현상과 지연을 가장 심하게 야기한 본인인증과 예약대기 등 기능을 민·관이 협력해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했다.
기존 백신 예약 시스템의 주 과부하 요인인 본인인증과 예약 대기자 관리기능을 이관, 클라우드에서 시간당 최대 1941만건 서비스 접속을 처리해 폭주에 성공적으로 대응했다.
본인인증 다양화를 위해 인증방식을 기존 3개에서 5개로 늘리고, 카카오·네이버·패스(PASS) 간편인증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일 최대 317만건, 10부제 기간 총 2898만건을 인증했다. 인증방식별로 실시간 처리속도를 신호등으로 표시해 국민이 속도를 감안해 인증수단을 선택하도록 지원했다. 50대 예약 당시 이용자 1명이 다양한 단말과 브라우저를 동원해 실제 대상자보다 약 4배 이상(1000만명) 많이 예약에 접속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인인증 이후 10분 내 예약 중복 진입 방지 기능을 클라우드에서 구현했다. 이를 통해 50대 예약 당시 대비 중복접속률을 22% 이하로 유지하는 효과를 거뒀다.
백신 예약 시스템 개선에는 2주가 소요됐다. 1주일은 개발을 추진했고 이후 1주일은 기능·연계·부하 테스트, 모의해킹, 보안취약점 점검 등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해 서비스를 개선했다. 예약 서비스 오픈 이후에도 시스템 개선을 지속했다.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애자일(민첩성) 환경에서 민·관 협력으로 가능했다. 과기정통부와 질병관리청은 NIA와 각 기업·기관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적용 확산
클라우드를 활용한 백신 예약시스템 개선은 공공이 민간의 첨단 클라우드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DX) 대표 사례다. 이와 같이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시대가 도래하면서 공공부문 민간 클라우드 도입 중요성이 확대되고 있다.
NIA는 2021년 공공부문이 민간 첨단 클라우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하고 클라우드 이용 경험을 확보하기 위한 선도사업을 지원했다. 1개 정부 부처와 9개 지방자치단체, 3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하고 3개 기관을 대상으로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김포시는 AI 기록물 통합관리 사업을 통해 지자체 표준 기록관리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종이 기록물을 자동 전자화하고, 검색·활용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연구원은 건축 에너지효율 진단 자동화를 통해 진단 비용 절감을 위한 건축물 에너지효율 진단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했다. 제주도는 AI 챗봇 대민서비스를 통해 행정·복지 분야 안내 상담과 버스정보 안내, 방세 조회·납부 제공 등 AI 기반 대화형 서비스를 구축했다.
NIA는 디지털 뉴딜 일환으로 공공부문 클라우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과 교육분야 디지털 혁신에 필요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국내 기업이 개발·제공하도록 지원한다. 지난해 10월에는 디지털서비스 전문계약제도를 도입, 클라우드·AI 등 디지털서비스 분야 역량을 갖춘 기업이 보다 손쉽게 공공서비스 계약을 수주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했다.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정부 혁신 가속화
NIA는 2022년부터 시작되는 '제3차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기본계획(2022~2024년)'을 통해 공공부문에 민간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며 디지털 정부혁신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공공부문 디지털 혁신을 앞당기고 클라우드 산업 마중물 역할을 하기 위해 공공 IT시스템 구축 때 민간 클라우드를 우선 이용하기로 했다. 공공 수요 기반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개발을 지원해 공공부문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2024년까지 300개로 확충한다. 아울러, 행정·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클라우드 전환 파급효과가 큰 분야에 혁신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해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방식으로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계획이다.
디지털 혁신 시대 클라우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 인프라로 자리잡으며 수많은 데이터와 프로세스, 디바이스를 클라우드 없이 처리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워졌다. NIA는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활용해 빠르게 디지털 혁신에 성공하고 뉴딜을 통해 산업과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지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NIA 관계자는 “클라우드와 AI, 빅데이터 등은 구별하기 어려운 하나의 서비스 산업으로 묶여가고 있으며 데이터와 AI는 서비스로 실현되고 성과를 나타내게 된다”며 “적극적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로 디지털 뉴딜 성공과 포스트코로나 시대 AI 강국 실현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