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2022년 조직개편 핵심 키워드는 '안정'이다. 10·25 통신장애사태 이후 네트워크 안전을 위해 조직을 강화했지만, 사업부문장은 2명만 교체하는 등 조직의 큰 틀을 유지했다.
동시에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IDC) 등 미래성장을 위한 전략 사업 조직을 강화하고, 승진 폭을 늘린 것도 특징이다. 구현모 대표 3년차 무리한 변화보다는 현장 임직원 중심으로 과감하게 역할을 부여해 성과를 도출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부문급 '큰 틀' 유지
KT 2022년 부문급 조직은 기존 최고경영자(CEO)-4실-8부문-1원-1TF 체제를 유지한다. 2021년 CEO-4실-7부문-1원 체제에서 소폭 변화만 있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과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이 신설됐고, 미래가치추진실이 해체·재편됐다. 지역본부 편재도 기존 틀을 대부분 유지했다. 네트워크부문장과 융합기술원장이 교체된 것을 제외하고는 부문장급 임원 대부분이 유임됐다. 최상위급 조직을 유지하되, 부문 내부에서 변화를 추진했다는 분석이다.
네트워크부문은 조직개편을 앞두고 연이어 발생한 통신장애 사태 책임으로, 변화를 피해가지 못했다.
서창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네트워크부문을 총괄하고, 권혜진 상무를 역대 최초 여성 네트워크전략본부장으로 발탁했다. 네트워크운용혁신담당이 부문장 직속으로 편재돼 장비운용과 망 관리, 모니터링 혁신을 전담한다. 기존 지역본부에 속했던 네트워크 설계센터가 부문으로 편재돼 네트워크설계담당 조직으로 재편됐다. 분위기를 쇄신하고, 기능을 강화해 통신장애사태 재발을 막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AI·클라우드·IDC 강화
KT는 네트워크부문에 대해 안전을 목표로 변화를 줬다면, AI/DX융합사업부문에 대해서 미래 성장을 겨냥해 비교적 큰 폭의 변화를 줬다. 클라우드/IDC 사업추진실은 CEO 직속 부문장급 조직으로 재편돼 사업 집중력을 강화한다. 양대사업의 분사를 염두에둔 조직 재배치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AI와 미디어 분야에서는 사업과 기술개발의 통합이 두드러진다. KT 대표 AI 상품이 된 AI컨택센터(콜센터)를 위해 기존 AICC사업담당에 더해 AICC기술담당을 신설해 융합을 추진한다.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 역시 AI/DX융합사업부문으로 재편돼, KT그룹 차원의 미디어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과 함께 연구개발 기능을 추가했다. 헬스케어·바이오 사업 추진을 위해 디지털&바이오헬스P-TF를 '디지털&바이오헬스사업단'으로 격상시켰다. 부동산 분야에서는 그룹 부동산 사업개발과 투자, 제휴를 위해 '그룹부동산단'을 신설했다. IT부문은 우정민 KT DS 대표(KT 부사장)가 겸임하도록 해 계열사간 협력 체계를 강화했다.
KT의 본업인 통신상품과 관련한 커스터머 부문과 각 지역본부는 부산경남을 제외하고 변화폭이 적었다. 다만, 커스터머부문 내에는 '커스터머 DX사업단'을 신설해 고객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도록 하고, 6개 광역본부장은 모두 전무급으로 보임해 책임과 역할을 강화했다.
KT 2022년 조직개편은 통신장애사태로 침체된 분위기를 조기에 쇄신하고, 구현모 대표 3년차를 맞이해 과도한 변화로 인한 혼선 보다는 일하는 조직을 만드는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된다.
KT 관계자는 “고객 눈높이 경영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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