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쎄미켐이 삼성전자와 협력, 반도체 초미세공정 필수 소재인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PR) 개발에 성공했다. EUV PR는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3대 품목 가운데 하나다. 기술 난도가 높아 전량 해외에 의존해온 제품을 국내 기업 간 협업으로 국산화했다.
동진쎄미켐은 최근 삼성전자 EUV PR 신뢰성 시험(퀄)을 통과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동진쎄미켐이 경기 화성 공장에서 EUV PR를 개발했고, 이를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에서 테스트해 최종 퀄을 받았다”면서 “기술 수준이 높은 EUV PR를 양사 협력으로 신속히 개발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감광액으로도 불리는 PR는 반도체 노광 공정 핵심 소재다. 웨이퍼 위에 도포돼 반도체 노광장비로 빛을 쏘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물성이 변한다. 현상액으로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PR를 씻어내면 미세 회로가 그려진다.
국내에서 불화크립톤(KrF)과 불화아르곤(ArF) 공정용 PR는 양산하고 있었지만 보다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는 EUV용 PR는 전무했다. 그만큼 개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사용하는 EUV PR는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했다.
동진쎄미켐은 2019년 일본 수출 규제 후 EUV PR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기존 불화아르곤 노광기 등 자체 인프라와 벨기에 반도체 연구소 아이멕(IMEC) EUV 장비 등을 활용, EUV PR 국산화에 나섰다. 올해 초 EUV PR 전문인력을 보강하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EUV 테스트 환경을 적극 지원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품질 고도화를 이뤄냈다. 업계 관계자는 “2년 만에 EUV PR 개발에 성공한다는 자체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며 “(EUV PR 퀄 통과는) 삼성전자 협력이 뒷받침 된 성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가 당장 동진쎄미켐 EUV PR를 반도체 생산 라인에 투입할지는 미지수다. 통상적으로 퀄을 통과하면 양산라인에 투입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공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EUV PR 퀄 통과에 대해 삼성전자와 동진쎄미켐 측은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퀄 통과는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진쎄미켐 포토레지스트 관련 주요 일정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