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반도체 IP 거래소 '한국판 디자인앤드리유즈' 나온다

국내 반도체 설계자산(IP)을 손쉽게 사고 팔 수 있는 거래 창구가 새해 탄생한다. 국내 우수 반도체 IP를 발굴하고 팹리스에 합리적 가격으로 적시 공급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 육성 걸림돌로 지목됐던 IP 활용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새해 반도체 IP 거래소 '한국판 디자인앤드리유즈'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새해 2분기 'IP 뱅크' 플랫폼을 가동한다. 다음달 플랫폼 운영 사업자 공고를 내고 선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4월 운영에 돌입한다.

IP 뱅크는 국내 우수 IP를 개발·발굴하고, 팹리스의 고급 IP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반도체 IP 거래 플랫폼이다. 지난달 '제16차 빅3 혁신성장 추진 회의'에서 마련한 국내 팹리스 지원 및 시스템 반도체 육성 방안 중 하나다.

반도체 IP는 팹리스가 제품 설계 시 꼭 필요한 자산이지만 대부분 해외 기업에 의존했다. 고가 IP가 많아 팹리스 접근이 쉽지 않았다. 국내 IP도 있었지만 해외와 견줘 경쟁력이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쓸만한 IP가 있어도 팹리스가 확보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도 취약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IP도 다수 있지만 반도체 기능을 구현하는데만 집중해 팹리스가 활용할 수 있는 편의성 등 아쉬움이 많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팹리스에 필요한 IP를 찾고 공급받는 환경도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IP 거래 플랫폼이 활성화 됐다. 프랑스의 '디자인앤드리유즈(Design and Reuse)'가 대표적이다. 1997년에 설립된 이 플랫폼은 현재 400개 이상 IP 제공업체·기관이 IP를 제공한다. 핵심 IP 코어만 1만6000개 이상이다. 월 방문자는 7만명이 넘는다. 팹리스가 원하는 IP 분야와 기능을 플랫폼에 올리면 이를 제공할 수 있는 IP 개발사와 연결한다.

새해 반도체 IP 거래소 '한국판 디자인앤드리유즈' 나온다

IP 뱅크는 디자인앤드리유즈를 벤치마킹 하고 국내 반도체 업계 의견을 수렴, △IP 개발 활성화 및 지원 △팹리스의 IP 활용성 제고 △중개 거래 시스템 구축 등 세 가지 분야에 초점을 맞췄다. IP 뱅크를 통해 IP 개발 회사와 대학, 연구기관이 우수 IP를 플랫폼에 제공하고 이를 검증한다. 팹리스가 원하는 IP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맞춤형 매칭 시스템을 적용한다. 온라인에서도 쉽게 IP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중개 거래 플랫폼을 마련한다.

업계에서는 IP뱅크가 유통 활성화뿐 아니라 우수 IP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팹리스 수요가 늘면 보다 우수한 품질의 사용자 친화적 IP를 개발하려는 시도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했다.

<디자인앤리유즈 개요>

새해 반도체 IP 거래소 '한국판 디자인앤드리유즈' 나온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